이동기작 '후지시로 세이지에 대한 오마주'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일본 카게에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와 한국 팝아트 1세대 이동기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관계의 교감과 소통의 미학' 전시가 오는 14일부터 12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후지시로 세이지의 상설전 '고양이 뉴욕에 가다'와 이동기의 신작을 함께 선보이며, 국경과 시대를 초월한 예술 대화를 구현한다.

후지시로 세이지(1924~)는 전후 일본에서 빛과 그림자로 희망을 표현한 카게에 거장으로, 100회 이상의 대형 전시를 통해 '동양의 디즈니'라는 찬사를 받았다.


카게에는 밑그림을 오려낸 뒤 셀로판지나 트레싱지를 붙이고 뒷면에서 조명을 비춰 색감과 그림자를 표현하는 기법이다.

그는 1952년 NHK 방송 개국 시험방송부터 전속으로 활동하며 매체 예술과 광고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동기는 일본 애니메이션 '아톰'과 미국의 '미키마우스'에서 착안한 '아토마우스' 캐릭터로 대중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후지시로에 대한 경의와 예술적 대화를 담아 제작한 오마주 작품 '꽃밭 2024'를 선보인다.

후지시로의 '고양이 뉴욕에 가다'(1990)는 바다를 건너간 고양이들이 병상 소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빌딩 창마다 꽃을 그려 넣는 이야기를 담아 사랑과 위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전시는 외교부, 한일의원연맹, 문화체육관광부, 주대한민국일본국대사관이 후원하며, 삼양그룹과 한국산업은행이 협찬한다.

강혜숙 관장은 "이번 전시는 이동기 작가가 건강 악화 속에서도 준비한 프로젝트"라며 "후지시로의 작품 속 소녀가 일어섰듯, 이동기의 회복을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북촌스페이스는 과거 대중목욕탕 '중앙탕'을 개조해 2022년 개관했다. 이곳은 배렴가옥, 고희동미술관 등 역사적 공간과 함께 북촌의 문화 명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한일 문화교류의 거점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