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이 장악한 한국 비만약 시장… 국산 신약, 어디까지 왔나
위고비에 마운자로까지… 외산 비만약 입지 '탄탄'
한미약품, 내년 하반기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 목표
HK이노엔, 2028년 IN-B00009 임상 3상 마무리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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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한국 비만치료제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외국 제약사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 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도 한국 출시를 앞둔 탓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일러야 내년 하반기쯤 경쟁력을 갖춘 비만치료제를 시장에 출시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가 장악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의 체중 감량 비법으로 유명한 위고비는 지난해 10월 한국에 출시된 후 올 1분기 시장 점유율 70%를 웃돌 정도로 성장했다. 위고비를 처방받고 있는 일반 시민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위고비의 영향력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달 중순 출시 예정인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도 주목받고 있다. 위고비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더해 가격 역시 저렴하게 책정된 덕분이다.
마운자로 2.5㎎ 제품(이하 4주 분량 기준) 국내 출고가는 27만8000원이다. 기존 위고비 출고가인 37만2000원보다 25.3% 낮다. 노보 노디스크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위고비 용량별 가격을 기존보다 10~40% 내리기로 했다. 두 업체가 가격 경쟁에 나서면서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도전장 내미는 한미약품·HK이노엔… 판 흔들기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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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마운자로와 견줄 수 있는 국산 비만치료제가 나타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이르면 내년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건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다. 한미약품은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에페글레나타이드 제품명 공모전을 마무리 짓는 등 출시 사전 작업에 나섰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위고비·마운자로와 같은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다. 한미약품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돼 체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된 게 특징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해당 방식으로 기존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단점인 위장관계 부작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밖에 우수한 체중감소 및 혈당 조절 효과, 심혈관 및 신장보호 효과 등도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에페글레나타이드 뒤를 잇는 주자로는 HK이노엔의 IN-B00009(성분명 에크노글루타이드)가 있다. HK이노엔은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IN-B00009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상업화는 임상 종료 예상 시점인 2028년 5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HK이노엔은 이번 임상 3상에서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 대비 IN-B00009의 체중감소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인 IN-B00009는 앞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진행된 임상 2상에서 26주 투여 시 안정성 및 리라글루타이드(제품명 삭센다)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체중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중국에서 진행된 임상 3상에서도 위약 대비 우수한 체중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HK이노엔은 IN-B00009가 비만 치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주요 제약사보다 상용화 시점이 늦은 것은 사실이지만 뒤늦게라도 따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효능만 보장된다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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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