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제환유,(두산 베어스 제공)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두산 베어스 오른손 투수 제환유가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인상 깊은 투구를 펼치며 팀의 역전승에 발판을 놨다.


제환유는 17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데뷔 첫 선발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지만, 이날 제환유의 투구는 눈도장을 찍기에 충분했다.


2020년 2차 2라운드 전체 1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제환유는 지금껏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2023년엔 1경기 등판에 그쳤고, 올 시즌에도 2경기에 구원 등판하는 데 그쳤다.

경기 전 만난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졌으면 좋겠다. 상대 선발이 (제임스) 네일인데, 네일하고는 우리 타자들이 싸우니 본인은 KIA 타자들만 신경 쓰면서 정면 승부를 겨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제환유의 피칭이 앞으로 선발진을 운영하는데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제환유는 프로 첫 선발 등판이라는 사실에 긴장한 듯 1회부터 위기를 맞았다.


선두 타자 고종욱을 땅볼 처리했지만, 이후 박찬호에게 볼넷, 김선빈에게 안타를 내줘 1사 1, 3루에 몰렸다. 그리고 최형우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제 실점했다.

제환유는 이후 나성범과 패트릭 위즈덤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자 두산 벤치에서는 조성환 대행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흐름을 끊었다. 제환유는 오선우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이닝을 끝냈다.

최소 실점으로 위기에서 탈출한 제환유는 2회부터는 안정을 찾았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제환유는 3회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실점하지 않았고, 4회와 5회 모두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선발 투수로서 몫을 다했다.

71개의 공으로 5회까지 1실점으로 KIA 타선을 틀어막은 제환유는 6회 시작과 함께 박신지로 교체되며 임무를 마쳤다.

제환유가 5회까지 최소 실점으로 KIA 타선을 막아준 이후 두산은 8회 대거 4점을 뽑아 4-2 역전승을 완성했다.

경기 후 조 대행은 "1회 위기를 잘 넘긴 뒤 그야말로 최고의 피칭을 해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제환유는 "대체 선발로 들어간다는 얘기를 지난 주말부터 들었기 때문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길었다. 누구에게나 오는 기회가 아니지 않나. 제대로 잡아보겠다고 다짐하며 하루하루 운동에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흔들렸던 1회 상황에 대해서는 "각오와 달리 너무 흔들렸다. 상대 타자가 아닌 나와 싸웠던 느낌이다. 감독님께서 '쫄았냐. 쫄지 말아라. 네가 잘 던지는 투수니까 지금 마운드에서 던지는 거다'라고 해주셔서 기죽지 않고 던졌다"고 설명했다.

제환유는 배터리 호흡을 맞춘 김기연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김)기연이 형 리드를 100% 따랐다. 2군에 비해 부담을 느껴서인지 변화구 컨트롤이 마음대로 되진 않았다. 기연이 형이 힘들었을 텐데,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만원 관중의 함성은 처음 들어본다. 정말 짜릿했고 그 함성을 더 자주 듣고 싶다. 응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