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임금 체불인데…KPGA 회장, '3주 6600만원' 호화 해외 출장 논란
직원 해고 사유에 '출장 비용 집행 지체'…노조 "보복성 징계"
KPGA "보복성 조치 아냐…업무상 과실 따른 정당한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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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고위 임원의 직장 내 가혹행위와 그에 따른 보복성 해고 논란을 빚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이번엔 협회장의 호화 출장 문제가 제기됐다.
KPGA 노조는 19일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 3명의 해고 사유와 실제 경위 등을 설명했다.
KPGA는 최근 이 3명을 포함해 총 12명을 대상으로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고와 견책, 경고 등의 징계를 내렸다.
해고 처분을 받은 3명은 지난달 말 직장 내 가홍행위 등의 이유로 해고된 전직 고위 임원 A씨의 가혹행위를 증언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노조는 이에 대해 부당 해고라고 지적하고 있다. 해고 사유 또한 불합리한 것들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해고자 J씨의 경우 ▲직원 생일자 쿠폰 지급 지연 ▲세금 신고·납부 지연 ▲KPGA빌딩 입주사 입대료 미납에 대한 금전적 손실 ▲협회장 해외 출장 비용 집행 지체 등의 이유로 해고당했다.
이 중에서도 김원섭 KPGA 회장의 지난해 영국-프랑스 해외 출장 비용 집행이 지연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당시 김 회장은 파리 올림픽, 디 오픈 챔피언십, 더 시니어오픈을 참관했다.

노조는 "애초 파리 올림픽 비용으로만 2200만 원이 책정됐으나, 이후 영국 일정이 추가돼 실제 지출된 비용은 6600만 원이 넘었다"면서 "어떤 항목에서 각 비용을 어떻게 집행할 지 회장이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비용을 신속히 집행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외 출장에서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KPGA는 지난해 '주 52시간 근무 위반'으로 약 6000~7000만 원 규모의 임금체불이 발생했고, 아직 이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직원들의 임금도 주지 못하는 가운데 3주간의 해외 출장에만 60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사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프랑스에 체류한 9일 동안 하루 이용료 250만 원의 벤츠 차량을 렌트했고, 현지 기사 채용 등을 더해 차량 비용에만 2700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는 "협회장 취임 이후 대회 유치에 잇따라 고배를 마셨고, 스폰서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그러나 협회는 이를 경영의 책임으로 인정하기는커녕 직원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징계 해고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KPGA 노조는 다음 달 초 경기도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할 예정이다. 부당 해고 여부에 대한 1차 결과는 11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KPGA는 최근 김원섭 회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감정적 대응이나 특정 인물을 향한 보복성 조치를 한 바 없다"면서 "이번 징계는 명백한 업무상 과실에 대한 정당한 징계 절차"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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