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31일 (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뉴시스)


한·미 외교장관들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요 현안을 사전 논의했다.

한·미 외교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각) 주요 의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방위분담 확대와 공정한 무역 관계를 강조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면담을 갖고 이 대통령의 첫 방미를 위한 사전준비협의를 가졌다. 면담에는 앤드류 베이커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겸 국가안보부보좌관도 동석했다.

조 장관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역사적 의의와 중요성을 강조하고 성공적인 회담이 되도록 루비오 장관이 각별히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루비오 장관은 한·미 정상 간 첫 회담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양측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회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양측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미래지향적 의제와 안보, 경제,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성과 사업을 점검하하고 지난 7월30일 관세 합의를 평가하고 일부 미합의 사안이 남은 상황에서도 통상 당국 간 진행 중인 협의가 원만하게 좁혀지도록 계속 독려하기로 했다.


양 장관은 한·일 및 한·미·일 협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특히 루비오 장관은 이 대통령이 일본을 먼저 방문하고 방미를 추진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으로 본다고 했으며 미측으로서도 앞으로 한·미·일 협력을 계속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서 양 장관은 북한 문제 및 지역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조 장관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의 대북 대화 의지와 신뢰구축 노력을 설명했으며 양 장관은 대북 정책 관련 긴밀한 공조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 백악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조우하고 한·미 관세 후속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해 차질없는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노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미 국무부도 토미 피갓 수석부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마코 루비오 장관은 이날 조현 외교부 장관과 회담했다"며 "양측은 한미동맹의 지속적인 강점을 주목했는데 한·미동맹은 70여년간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보, 번영의 핵심 축으로 자리해왔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루비오 장관과 조 장관은 인도태평양에서의 억제력 강화, 집단 방위분담 확대, 미국 제조업 활성화 조력, 공정하고 상호주의적 무역관계 회복 등 미래 지향적 의제를 중심으로 한미동맹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은 조 장관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21일 돌연 미국을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오는 23~24일 일본을 방문한 뒤 24~26일 미국을 찾아 연이어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가 방위분담 확대와 공정 무역을 언급한 만큼 오는 25일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문제를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

한편 조 장관의 미국행과 이번 회담은 다소 급작스럽게 이뤄진 면이 있다.

조 장관은 당초 대통령 순방을 동행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한일 정상회담은 전날 건너뛰고 곧바로 미국으로 향했다. 워싱턴DC 직항편도 이용하지 못했는데 갑작스럽게 일정이 잡힌 탓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무리한 요구 등 돌발 변수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고 평소와 달리 한미 외교장관 회담 일정 역시 사전에 공지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 역시 전날 밤 발표한 주요 일정에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포함하지 않았다. 이에 회담 일정이 조기에 결정된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