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 2025.8.2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22년 만에 12연패 수모를 당하며 4위 자리에서도 밀려났다.

롯데는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NC 다이노스에 1-4로 역전패했다.


연패 탈출 특명을 받은 '에이스' 알렉 감보아는 5이닝 6피안타 4볼넷 1사구 6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롯데 타선 역시 잔루 12개 속에 단 한 점에 그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로써 롯데는 지난 7일 부산 KIA 타이거즈전부터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12연패(2무 포함) 수렁에 빠졌다. 야구는 연승과 연패를 계산할 때 무승부를 제외한다.


롯데의 12연패는 2003년 7월8일 수원 현대 유니콘스전부터 8월3일 잠실 LG 트윈스전까지 15연패를 당한 뒤 가장 긴 연패 기록이다.

아울러 롯데는 58승5무57패(승률 0.5043)를 기록, NC(54승6무53패·승률 0.5046)에 4위를 뺏기고 KT 위즈(58승4무57패)와 공동 5위가 됐다.


롯데가 5위에 자리한 것은 4월15일 이후 130일 만이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왼쪽). 2025.8.2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기나긴 무승 터널에 갇힌 롯데는 이날도 답답한 경기력을 펼쳤다.


2회초 2사 만루와 3회초 무사 2루에서 무득점에 그친 롯데는 4회초 힘겹게 선취점을 따냈다. 노진혁의 볼넷과 손호영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든 다음에 이호준이 2루타를 때려 기선을 제압했다.

다만 롯데는 기세를 몰아 추가 득점을 뽑지 못했다. 계속된 1사 2, 3루에서 황성빈과 박찬형이 범타에 그쳤다.

달아나지 못한 롯데는 5회말 NC의 거센 공세에 무너졌다.

만루 위기를 자초한 감보아는 박건우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22일 경기에서 치명적 실책 2개로 무너졌던 롯데는 이날도 실책 때문에 역전을 허용했다.

1사 만루에서 최정원이 내야안타를 쳤는데, 공을 잡은 롯데 1루수 노진혁이 1루를 커버한 2루수 손호영에게 송구한 것이 빗나갔다. 그사이에 NC 주자 2명이 홈으로 들어 전세가 뒤집혔다.

흐름은 NC로 넘어갔다. NC는 계속된 1사 1, 3루에서 김휘집이 1타점 적시타를 쳐서 3점 차로 벌렸다.

롯데는 8회초 1사 1, 2루와 9회초 2사 1, 2루에서 침묵하며 고개를 숙였다.

2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SSG 랜더스 경기, 전광판에 KBO 최초 2600안타를 친 손아섭의 기록이 나오고 있다. (한화이글스 제공) 2025.8.23/뉴스1


롯데가 12연패에 빠진 사이에 2위 한화 이글스는 6연패에서 벗어났다.

한화는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펼쳐진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서 5-0으로 이겼다.

지난 16일 NC전부터 내리 6경기를 졌던 한화는 SSG를 제물로 연패 사슬을 끊었다.

또한 66승3무48패가 된 한화는 3연승이 끊긴 3위 SSG(58승4무54패)와 승차를 7경기로 벌렸다.

한화 2년 차 투수 황준서는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시즌 2승(6패)째를 올렸다.

손아섭은 8회말 선두 타자로 나가 안타를 때려 KBO리그 최초 통산 2600안타 고지를 밟았다.

한화는 3회말 2사 2루에서 문현빈이 우익수 방면 적시타를 때려 0의 균형을 깼다.
1점 차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가던 한화는 7회말 상대 실책으로 얻은 무사 2, 3루에서 심우준이 우익수익수 희생플라이를 쳐서 2-0으로 벌렸다.

한화는 8회말 3점을 보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LG 트윈스 투수 임찬규. 2025.8.1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선두 LG는 광주 경기에서 6-2로 승리, KIA를 4연패로 몰아넣고 5연승을 달렸다.

시즌 72승(3무43패)째를 거둔 LG는 2위 한화와 5.5경기 차를 유지했다.

LG 선발 투수 임찬규는 5⅔이닝 7피안타 4사사구 2실점으로 버텨 시즌 11승(4패)째를 챙겼다.

LG는 1회초 문성주의 투런포로 기선을 제압했고, 2회초 천성호의 적시타로 한 점을 보탰다.

5회초에는 오스틴 딘과 문보경의 적시타 등으로 3점을 추가, 6-0으로 달아났다.

KIA는 5회말과 6회말 1점씩을 보태며 추격에 나섰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54승4무57패가 된 KIA는 삼성(57승2무59패)에 밀려 8위로 미끄러졌다.

'호랑이 군단 에이스' 제임스 네일은 5이닝 6실점(4자책)으로 고전했고, 평균자책점이 2.15에서 2.32로 상승했다.

23일 오후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12대 8로 승리를 거둔 삼성 선수들이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 News1 공정식 기자


난타전이 펼쳐진 대구에서는 삼성이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를 12-8로 꺾고, 7위로 올라섰다.

2019년 프로에 입문한 이병헌은 5회말 2사 만루에서 데뷔 첫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삼성은 이병헌의 만루포 직후 6회초 3점을 허용, 8-8 동점이 됐지만 6회말 무사 1, 3루에서 양우현이 결승타를 때렸다. 이어 류지혁과 이병헌의 적시타까지 이어져 11-8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잠실 경기에서는 KT가 장단 12안타를 몰아쳐 두산 베어스를 6-2로 눌렀다.

KT는 1-2로 밀리던 6회초 대거 3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8회초에는 허경민이 2타점 적시타를 쳐서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지난달 KT 유니폼을 입은 대체 외국인 투수 패트릭 머피는 6이닝을 2실점(1자책)으로 막고 시즌 2승(1패)째를 따냈다.

2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SSG 랜더스 경기에서 전광판에 한화이글스 구단 최초 100만 관중 돌파 안내문이 보이고 있다. 2025.8.23/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한편 KBO리그는 역대 최소 587경기 만에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대구(2만4000명), 창원(1만7983명), 광주(2만500명), 대전(1만7000명) 경기에서 매진을 기록했고, 잠실 경기도 2만1834명이 몰렸다.

이날 10만1317명이 야구장을 찾으면서 시즌 누적 관중 1008만8590명을 기록,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달성했다.

1000만 관중 돌파 페이스는 훨씬 빠르다. 지난해 671경기 만에 1000만 관중을 달성했는데, 올 시즌에는 무려 84경기나 앞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