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결과로 국내 시장에서 조선·방산·원전(조방원) 관련 종목들이 다시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단기 조정으로 모멘텀을 잃었던 업종들이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대미 투자 확대가 맞물리며 성장 기대감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전략적 유연성' 확대 요구… K방산 존재감↑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증시에서 대표 방산 종목들은 혼조 마감했다. LIG넥스원은 전 거래일 대비 0.19%, 현대로템은 0.33% 상승 마감했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0.33%, 한화솔루션은 3.23% 하락했다. 한국항공우주는 보합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 대표적인 증시 주도주로 꼽히며 고공 행진했던 방산주는 최근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LIG넥스원은 최근 한 달 동안 12.71% 하락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97%, 한국항공우주는 1.40% 하락하는 등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와 고평가 부담으로 조정세가 나타남과 동시에 미국 금리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가 맞물리며 단기 매수세가 약화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요구에 국내 방산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2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5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LIG넥스원 부스에 전시된 자폭용 무인수상정. /사진=뉴스1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할 것을 한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요구하며 방산주에 다시 이목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주한미군의 임무를 단순히 한반도 방위에 한정하지 않고 남중국해·대만해협 등 인도·태평양 전역으로 확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미국이 대중 견제 전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방위산업 전반의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한국은 K방산으로 불리는 수출 확대 흐름을 타고 있어 무기·방산 장비 현대화와 해외 수주 증가가 동시에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LIG넥스원의 미사일·유도무기 체계, 한화오션의 잠수함·함정 등이 미국 및 동맹국 안보 수요와 맞닿아 있어 정책 변화가 곧 매출 및 수주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 관계와 함께 미·중 협상에서 한국의 중개자 역할 각인했다"며 "한국은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미국과 주요 안보 산업에서 협력할 수 있는 신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원전 장기 수혜 기대감… 미국과 협업 확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1500억 달러(약 208조 원) 규모의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본격 시작되며 국내 조선 기업들이 수혜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26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대형 크레인과 건조 중인 선박. /사진=뉴스1


이번 정상회담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미국 내 조선업 부흥을 목표로 한 'MASGA(마스가·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다. 한화오션·HD현대·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기업들이 미국 내 조선소 확장과 정비, 미 해군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프로젝트는 최근 조정세를 보였던 조선주들에 다시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특히 한화오션은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와 협력 투자 진행에 나서며 현지 기반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대표적인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조선업 부문에서 한국의 역할이 더 많아질 것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조선업계의 수혜가 구체화하는 시점까지 긍정적인 투자시각을 유지해도 좋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원전 관련 주제는 이번 회담에서 직접 언급되지 않았지만 앞서 한미 간 에너지 협력 및 글로벌 원전 수출 확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온 만큼 원전 관련주는 정책 기대감에 따른 반등 여력을 남겨두고 있다는 평가다. 향후 원전 기술 협력이 후속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도 높아 중장기적 수혜 업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조선, 원자력, 항공, 에너지(LNG), 핵심 광물 총 6개 전략 산업 분야에서 대규모 협력 MOU(업무협약) 체결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은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관련 사업에서 미국 기업들과 제휴를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