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인천 계양구청 감독(오른쪽)이 27일 향년 55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당시 김우진(왼쪽), 임시현(가운데)의 혼성전 금메달을 이끈 뒤 함께 기뻐하는 모습. /뉴스1 DB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하늘이 착한 사람을 빨리 데려갔다."

27일 향년 55세로 별세한 박성수 인천 계양구청 감독의 비보에 양궁계는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불과 전날까지도 건강하게 활동했던 박 감독이기에 더욱 믿기지 않는 이별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박 감독은 이날 오전 9시쯤 충북 청주시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감독은 올림픽제패기념 제42회 회장기 대학실업대회 참가차 청주에 머물고 있었다.

경찰은 박 감독이 지병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뉴스1과 연락이 닿은 양궁계 관계자 A씨는 연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같이 대표팀을 하면서 국제대회도 많이 나가고 친하게 지냈다"면서 "어제까지도 정상적으로 식사하고, 오늘 아침에도 가족과 연락했다고 들었는데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평소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하는 등 건강 관리도 나름 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담배도 몇 년 전에 끊었고, 술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고교생이던 1988년 서울 올림픽 국가대표로 깜짝 선발돼 남자 개인전에서 은메달, 남자 단체전에선 전인수, 이한섭과 금메달을 합작했다. 대한민국 남자 양궁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주역이었다.

지도자로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갔다.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남자 대표팀 코치를 맡았고, 이후 2006 도하 아시안게임, 2011 토리노 세계양궁선수권, 2012 런던 올림픽 등 메이저대회에서 대표팀 코치 생활을 이어갔다.


지난해 열린 2024 파리 올림픽에선 남자 대표팀 감독을 맡아 여자 대표팀 양창훈 감독과 함께 한국의 금메달 5개 전관왕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A씨는 "선수부터 지도자 때까지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특히 심성이 정말 훌륭하다. 남한테 안 좋은 소리 못하고, 긍정적이었다. 착한 사람이라는 말이 딱 맞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못된 사람이 장수하고 착한 사람이 일찍 간다고 하던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실감이 안 난다"며 울먹였다.

A씨는 "박 감독이 최근 소속팀에서 여러 대회를 치르면서 스트레스가 많아진 것이 아닐까 추정해 본다"면서 "컴파운드 종목까지 챙기면서 할 일이 많아졌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박 감독의 빈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유가족으로는 아내와 1남 1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