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낭중지추' 무신사… '기업가치 10조' 뚫는다
2분기 매출 3777억원·영업이익 413억원
패션업계 부진에도 일제히 두자릿수 성장
"압도적 성장세, 기업 가치 프리미엄 정당화"
고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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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20% 이상 성장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내수 부진에 따른 업황 침체로 패션업계가 고전한 가운데 돋보이는 성과를 거두면서 무신사가 기업 가치 10조원 이상의 '데카콘'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무신사는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777억원, 413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7%, 22.6% 늘어난 규모로 역대 최고치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5배 가까이(462.8%) 늘어난 408억원을 시현했다.
상반기 매출은 67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1%, 영업이익은 589억원으로 23.1% 증가했다. 순이익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부채로 인식하는 회계정책 변경의 영향으로 372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영향을 제외한 상반기 순이익은 800억원에 이른다. 올해 연매출은 1조2000억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온·오프라인 모두 고르게 주목받으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온라인에서 지난 6월 열린 29CM의 '이구위크'와 무신사의 '무진장 여름 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 행사는 총 3400억원 이상의 판매액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오프라인에서도 올해 2분기에만 신규 매장을 4개나 오픈하며 1000억원 이상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지난 4월 비상 경영에 돌입한 이후 비효율을 제거하고 온오프라인에서 경쟁력을 키워 2분기에 고른 성장을 거뒀다"며 "글로벌, 뷰티, 라이프스타일, 리커머스(Re+Commerce) 등 성장 사업 부문에서 투자를 진행해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침체로 인해 패션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것을 감안하면 무신사의 성장세는 더욱 부각된다. 올해 2분기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영업이익은 330억원으로 1년 새 36.5% 급감했고 코오롱FnC와 한섬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53.4%, 82% 감소했다. 신세계 인터내셔날은 2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견조한 실적을 기반으로 국내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무신사의 입지는 한층 확고해질 전망이다. 회원 수 1600만명, 입점 브랜드 1만개 이상을 보유한 무신사는 지난해 패션 플랫폼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올해에도 2분기 매출 기준 업계 3위(1위 삼성물산 패션부문, 2위 LF)에 오르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견조한 성장에 밸류에이션 탄력… '데카콘'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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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독보적인 성과는 최근 IPO를 진행 중인 무신사의 기업 가치 평가(밸류에이션)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신사는 지난 18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를 상대로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무신사가 마지막 투자를 받았던 2023년 당시 기업가치는 3조5000억원이었다. 이후에는 공식 데이터가 없으나 지난해 연매출 1조2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 등의 외형 성장을 감안하면 무신사의 현재 기업가치는 최대 10조원 이상이라고 여겨진다. 이를 두고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번 실적 발표가 무신사의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등극 가능성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무신사가 불황 속에서도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여준 것은 단순 실적을 넘어 기업가치 프리미엄을 정당화하는 근거"라며 "향후 IPO 과정에서 멀티플 이상의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무신사의 성장 동력은 다각화된 사업 구조다. 무신사는 단순한 온라인 플랫폼을 넘어 무신사 스탠다드와 편집숍을 포함해 3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며 활약하고 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인 베이프, Y-3, 언더커버 등의 국내 독점 유통 파트너십을 확보해 큐레이션 역량을 키우고 있고 뷰티·리커머스 사업으로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이다.
올해 말부터 중국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는 만큼 글로벌 확장에 기반한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무신사는 최근 중국 최대 패션기업인 안타스포츠와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완료했다. 올해 말쯤 상하이에 첫 번째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감안해 무신사의 기업가치가 기존 전망치보다 더욱 높게 책정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는 단순 온라인 플랫폼을 넘어 30여개 오프라인 매장과 글로벌 브랜드 유통, 자체 브랜드 및 뷰티·리커머스까지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며 "이 정도 사업구조라면 단순 유니콘이 아니라 글로벌 데카콘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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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