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선수들. 2025.8.2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악몽의 8월을 마치고 일단 한숨을 내쉬었다.

롯데는 8월 한 달간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총 26경기를 치러 7승3무16패로 월간 승률(0.304)이 3할을 턱걸이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리도 올리지 못했다.


특히 8월 7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22일 NC 다이노스전까지 14경기에서는 2무12패로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했다.

프로야구는 무승부를 연승과 연패에서 계산하지 않기 때문에 롯데는 끝이 보이지 않았던 12연패를 당했다.


롯데의 12연패는 2003년 7월 8일 현대 유니콘스전부터 8월 3일 LG 트윈스전까지 15연패를 당한 뒤 22년 만이었다.

앞서 3~4월(16승8패·0.667)과 5월(13승2무11패·0.542), 6월(12승10패·0.545), 7월(12승9패·0.571)에 모두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했던 롯데는 8월 부진으로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7월까지 승패 차가 +12(55승3무43패)였지만, 8월을 마친 현재 +3으로 크게 줄었다. 5할 승률 붕괴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겉보기에 롯데의 순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한 계단만 내려갔을 뿐, '압도적 3위'에서 '아슬아슬 4위'로 체감하는 바가 다르다.


그래도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남았다. 8월 마지막 경기에서 두산 베어스를 잡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롯데는 3위 SSG 랜더스를 승차 없이 바짝 추격했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왼쪽)과 조원우 코치. 2025.8.2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다만 바로 뒤에 따라붙은 팀도 많다. 5위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도 없고, 6위 KT 위즈와 격차도 불과 0.5경기다. 7위 NC와 8위 KIA 타이거즈를 각각 2.5경기 차, 3.5경기 차로 따돌렸지만 또 긴 연패에 빠진다면 뒤집힐 수 있는 거리다.

롯데는 키움과 함께 가장 많은 127경기를 소화했다. 이제 17경기밖에 남지 않았고,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아야 가을야구에 가까워질 수 있다.

1승이 절실한 상황에서 롯데는 더 험난한 9월을 맞이하게 됐다. 특히 9월 첫 주부터 포스트시즌 진출의 분수령이 될 원정 4연전을 펼친다. 껄끄러운 선두 LG를 상대하는 데다 승차 없이 붙어있는 3위 SSG, 5위 KT와도 격돌한다.

롯데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와 맞붙고, 3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로 이동해 KT와 대결한다. 하루 휴식을 취한 뒤 5일과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SSG와 단두대 매치를 펼친다.

롯데는 KT에 8승2무5패로 우세하지만 LG와 SSG에 각각 4승2무8패, 5승8패로 열세다. 최근 맞대결에서는 LG에 1무3패, SSG에 4패로 일방적으로 밀렸다.

2017년 이후 8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밝으려는 롯데 입장에서는 이 최대 고비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어야 한다.

롯데의 8월 타율은 0.232에 머물렀다. 월간 홈런도 11개에 그쳤고, OPS(출루율+장타율)도 0.645로 득점 생산 능력이 떨어졌다. 타선이 화끈하게 터진 적도 있지만, 손에 꼽을 수준으로 기복이 매우 심했다.

결국 롯데가 승부를 걸어야 하는 건 '마운드'다. 무엇보다 선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해야 승수를 쌓을 수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9월부터 알렉 감보아, 빈스 벨라스케즈, 박세웅, 나균안 등 4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선발 자원이었던 이민석을 불펜으로 보내 '허리'를 더더욱 단단히 하겠다는 뜻도 있다.

이 승부수가 통할지, 그 시험대에 오르는 게 이번 원정 4연전이다. 그렇게 롯데가 최고의 성과를 낸다면 포스트시즌 진출 도전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