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확대 수혜… 기아, 전기차 대중화 '급물살'
내년부터 '전기차 전환 지원금' 적용… 기아, EV5로 시장 1위 굳히기
김이재 기자
공유하기
![]() |
국내 전기차 시장이 오랜 침체를 딛고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년부터 정부의 전기차 전환지원금이 지급될 예정이어서 국내 전기차 판매 1위인 기아가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도 EV3·EV4에 이어 EV5를 출시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2026년 예산안'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3조7000억원을 편성했다. 올해보다 6000억원 늘어난 규모로 이 중 1조6000억원이 전기차 보조금으로 배정됐다.
1인당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는 전기차 전환지원금도 신설됐다.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거나 판매한 뒤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기본 보조금 외에 추가로 지급되는 보조금이다. 정부 구매보조금은 300만원으로 올해와 동일하다.
업계는 전기차 전환지원금 도입을 반기는 분위기다. 단순한 구매 보조가 아닌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실질적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어서다.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이 확산 단계에 들어서면서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만5568대로 전년 동기 대비 69.4% 증가했다. 월간 판매량 기준 역대 최고 수치다. 올해 1~7월 누적 판매량은 11만8717대로 수요 증가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사상 처음으로 연간 2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판매 증가의 배경은 합리적인 가격대의 보급형 전기차 출시가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 30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한 신차가 출시되면서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지고,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기아 소형 SUV 'EV3'와 현대차 소형 SUV '캐스퍼 일렉트릭'이 대표적이다.
기아는 올해 1~7월 국내에서 전기차 3만5633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0.8% 증가한 수치다. 제품군도 경차 레이EV부터 소형 니로EV·EV3, 준중형 EV4·EV5, 중형 EV6, 대형 EV9까지 전 차급을 아우른다. PBV(목적기반차량)인 PV5도 추가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확보했다.
정원정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은 "기아는 EV5 출시를 통해 전기차 대중화 모델의 풀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며 "1인 가구부터 대가족까지 대한민국 모든 고객이 망설임 없이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도록 확실한 가치와 만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출시된 전기 세단 EV4는 3개월 동안 3277대가 판매되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기아는 패밀리카 수요를 겨냥한 EV5 출시로 EV3·EV4의 인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 |
EV5는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 편의사양과 공간 활용성을 갖춰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CATL의 삼원계(NCM)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 경쟁력도 강화했다. 정부 및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 기본 트림인 에어는 4000만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기아 관계자는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국내 배터리 3사 외에 글로벌 제조사와의 협력을 검토했다"며 "NCM 배터리는 기존보다 높은 출력을 낼 수 있고, 안전성 역시 동일한 품질 기준에 따라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지자체 보조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현재 대구, 대전, 세종 등 전국 20여 개 지자체의 전기차 보조금이 조기 마감된 상태다. 소진율이 80% 이상인 지역도 적지 않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내년 초로 구매를 미루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EV5 초기 흥행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아 관계자는 "신차 출시 일정은 미리 정해져 있어 보조금 소진을 고려해 시기를 조정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EV4와 EV6 사이의 합리적인 가격대로 책정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김이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