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국인 범죄 피의자 49명이 국내로 송환됐다. 사진은 3일(현지시각)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된 한인 피의자들이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공항에서 국내 송환용 전세기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한 모습. /사진=뉴스1(경찰청 제공)


필리핀에서 불법 온라인 도박장을 운영한 한국인 범죄조직 일당이 한국으로 송환됐다.

3일 뉴스1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날 필리핀 현지에서 체포된 한국인 범죄 피의자 49명(남성 43명·여성 6명)을 국내로 일시에 강제 송환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일 국가에서 동시에 이뤄진 최대 규모 해외 검거 사범 송환이다. 경찰은 전세기까지 동원해 이들을 국내로 송환했다.


이번에 송환된 49명은 ▲보이스피싱 등 사기사범 25명 ▲도박장 개장 등 사이버범죄 17명 ▲강력사범 3명 ▲횡령·외국환거래법 위반·조세범처벌법 위반·성폭력처벌법 위반 사범 각 1명씩 총 4명이다. 송환된 피의자 중 인터폴 적색수배가 발부된 대상자만 45명이며 이들을 대상으로 국내 수사기관에서 내려진 수배는 총 154건이다.

이들의 범죄행위로 피해를 입은 국민은 1322명으로 합산 피해액은 605억원에 이른다. 도박개장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이 운영한 도박사이트에서는 총 10조7000억원에 달한다.


송환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39세로 최고령자는 63세, 최연소자는 24세다. 최고령자인 A씨는 국내 중견기업 대표 출신으로 219억원에 달하는 회사자금을 횡령한 후 2009년 필리핀으로 도피해 무려 16년 동안이나 은신 생활했다. A씨는 필리핀에서 타국으로 출국을 시도하다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이번 송환 대상에는 5조3000억원 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조직 11명도 포함됐다. 경찰은 지난 6월 한국 경찰관을 직접 현지에 파견해 현지 코리안데스크, 필리핀 이민청과 함께 해당 조직 주거지를 급습해 조직원들을 검거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필리핀 세부에서 한국인을 손도끼로 공격해 1000만원을 갈취한 일당, 17억원대 보이스피싱 범죄 가담자, 26억원대 전세사기 피의자 등도 송환 대상에 포함됐다.

대규모 송환 작전을 위해 이날 인천공항에는 국내 경찰관과 경찰병원 의료진 등 130여명이 동원됐다. 송환 전세기에는 승무원을 포함해 189명이 탑승했다. 입국장에는 송환 대상자들을 순조롭게 호송 차량에 탑승시키기 위해 대테러 기동대와 경비 경력 100여명이 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