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금동관음·지장보살이존좌상(좌)과 성주사 석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사진=경남도


경상남도의 대표 사찰인 합천 해인사와 창원 성주사의 불상이 나란히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경상남도는 5일 '합천 해인사 금동관음·지장보살이존좌상 및 복장유물'과 '창원 성주사 석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이 문화재청으로부터 보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으로 도내 불교문화재의 위상과 보존 가치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해인사 금동관음·지장보살이존좌상은 1351년 제작된 고려 후기 조각 작품이다. 발원문에 원래 성주 법림사 대장전에 봉안하기 위해 조성됐음이 기록돼 있으며 법림사 폐사 이후 해인사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해인사 구광루에 모셔져 있다. 관음과 지장보살을 나란히 표현한 이 불상은 현세와 내세의 기원을 아우르는 신앙을 담아 고려시대 불교조각의 도상과 양식을 이해하는 기준작으로 학술적 가치가 크다.

성주사 석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은 1681년 조각승 승호(勝湖)와 동료들이 완성한 조선 후기 대표작이다. 불석(佛石·제롤라이트)으로 조성된 명부조각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며 17세기 후반 불교조각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특히 봉안 당시부터 오늘날까지 원래 자리에 보존돼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이번 보물 지정은 경남 불교조각사의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다. 고려 후기의 정제된 금동불과 조선 후기의 웅장한 석불이 나란히 지정되면서 지역 불교미술의 층위를 밝히는 학술적 토대가 마련됐다.

이진희 경남도 문화유산과장은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국가지정문화유산 지정을 확대하고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