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국가유산청장이 8일 서울 중구 덕수궁 석조전에서 취임 언론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에서 중심적으로 추진할 국가유산 정책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2025.9.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북한을 초청하고자 합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세계유산위원회는 매우 중요한 국제회의"라며 "국가유산청이 북한을 초청해 남북한 교류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겠다"고 8일 서울 중구 덕수궁 석조전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 각국의 문화유산 전문가들이 모여 인류가 함께 보존해야 할 문화와 자연 자산을 심사하고 선정하는 국제 회의체다. 부산은 내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위원회의 유치 도시로 선정됐다.


허 청장은 그러나 "우리 힘으로는 쉽지 않기 때문에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서신을 보내 남북한이 함께할 수 있는 일을 중재해 줄 것"을 제안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저희가 주목하는 지점은 비무장지대(DMZ)인데, DMZ는 남북한의 역사·문화·자연이 모두 담겨 있는 동시에 생태적으로 가장 잘 보존된 곳"이라며 "DMZ를 통해 전 세계인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남북 관계 회복을 위해 문화유산 분야 남북교류 추진도 모색한다. 허 청장은 "여건이 마련되면 먼저 2018년 이후 중단된 개성 고려궁성(만월대) 남북 공동 조사를 재개하고, 최근 북한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금강산' 내 유점사 복원 지원을 위한 민간 단체와 협력체계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유점사는 금강산 4대 사찰 중 하나로, 남북이 지난 2018년 10월 복원에 합의한 바 있다.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질문에 "민간 교류를 위해 조계종과 함께 풀어나가려 한다"며 "또 통일부, 외교부, 문체부와 상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8일 서울 중구 덕수궁 석조전에서 취임 언론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에서 중심적으로 추진할 국가유산 정책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2025.9.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허 청장은 우리나라가 '케이(K)-헤리티지'를 통해 글로벌 유산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경복궁 플래그십 스토어' 조성 계획도 밝혔다. 해당 스토어는 경복궁 주차장 구역에 건립될 예정이며, 규모는 약 1000평이라고 했다.

그는 "이 스토어는 증가하는 국가유산 문화상품에 대한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며 "총사업비 168억 원(설계비 8억 원, 공사비 160억 원)이 소요될 예정으로, 2027년 말 개관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스토어 설립과 내용물 논의를 위해 국립중앙박물관, 문체부, 콘텐츠진흥원과 함께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릴 것"이라며 "우리나라 석굴암, 다보탑, 월정사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활용해 상품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 청장은 "국가유산이 지역의 자랑과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책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K-컬처의 원천인 K-헤리티지의 가치가 국내를 넘어 세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