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부간선도로 일반도로화 사업을 전면 철회하고 서울-광명고속도로 완공 이후 교통량 분산 추이를 따져 추진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오대중 서울시 도로기획관이 이날 오전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대신 도로용량 확대-기능향상 방안' 관련 브리핑에서 향후 계획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2013년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부터 12년간 추진돼온 서부간선도로 일반도로화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최근 차로 수를 줄이기 위해 실시한 도로 통제와 공사로 출퇴근길 시민 민원이 폭주한 데 따른 결정이다. 서울시는 기존 계획을 철회하고 서울-광명고속도로 완공 이후 교통량 분산 추이를 따져 사업 추진 여부를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8일 서부간선도로의 일반도로화 추진을 일시 중단하고 차량 흐름을 개선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시는 ▲도로 용량 증대(4차로→5차로) ▲신호교차로 설치계획 전면 보류 ▲오목교 지하차도 신속 원상복구 ▲보행육교 리모델링을 통한 안양천 접근성 개선을 차후 조치로 제시했다.

오대중 서울시 도로기획관은 이날 오전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대신 도로용량 확대-기능향상 방안' 브리핑에서 "보행 친화와 녹지 확충을 중심으로 설계됐던 기존 계획이 현재의 교통 상황과 도시 여건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계획 변경의 이유를 밝혔다.


대체도로가 부족한 현실을 고려해 서울-광명고속도로 완공 이후로 사업을 미루겠다는 설명이다. 시는 서울-광명고속도로 개통 시기가 당초 지난해에서 2027년으로 지연됐고 월드컵대교 개통으로 일대 교통량이 40%가량 증가하면서 교통 체증 문제가 심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오 기획관은 "서부간선지하도로로 교통량 전환이 예상보다 이뤄지지 않고 교차 신호 시 차량 이동에 여유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며 "현 상황이 지속되면 명절 연휴에 문제가 극심해질 것으로 보여 추석 이전까지 원상복구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로 축소·통제에 원성 폭발… 신호교차로 설치 보류 등 '원상복구'

서울시가 지난 6월 상습 정체 구간인 오목교 구간에서 공사를 위해 지하차도를 폐쇄하자 교통 혼잡이 가중되고 시민 민원이 잇따랐다. 사진은 지난 6월 차량 통행이 중단된 오목교 지하차도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서남권의 핵심 도로인 서부간선도로는 영등포구 성산대교 남단과 금천구 금천IC를 잇는 10.6㎞ 간선도로다. 하루 평균 통행량이 10만8000대에 달한다. 상습 정체 구간인 오목교 교차로의 평면화 공사를 위해 지난 6월 지하차도를 폐쇄하자 교통 혼잡이 가중되고 시민 민원이 잇따랐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부간선도로와 관련해 공식 접수된 교통 민원만 355건이다. 시는 원상복구로 인한 총 매몰비용을 최대 10억원으로 추산한다. 현재까지 오목교 부근 공사에 약 8억원을 투입했지만 공사를 멈추고 원상복구를 위해 2억원 가량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이미 확보한 총 사업비 약 1257억원에서 지출할 예정이다. 기존 4차로를 5차로로 확장하는 데에는 1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3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기본계획이 수립된 '서부간선도로 일반도로화 및 친환경공간 조성 공사'는 자동차 전용도로인 서부간선도로를 교차로와 신호등이 있는 일반 도로로 바꾸는 사업이다.


서부간선도로가 안양천과 주거지를 단절한다는 지적이 일자 단절된 도시를 연결하고 차로 수를 줄여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으로 2023년 7월 착공했다. 기존 완공 예정일은 내년 6월이었으나 이번 계획 변경으로 사업은 잠정 보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