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 주가가 액면가 회복에 거듭 실패하면서 주주들 불만이 커진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유진투자증권./사진=뉴스1


유진투자증권 주가가 액면가를 회복하지 못하며 주주들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시황 호조 덕분에 겉으로 드러난 순익은 증가했지만 빚을 늘리면서 배당을 실시한 탓에 성과가 다소 빛바랜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 주가는 10시50분 현재 전장보다 2.65% 오른 3490원에 거래된다. 전장엔 3400원에 마쳤는데 지난 7월 4000원대를 넘었던 주가가 지난달 이후 3000원대로 떨어진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액면가 5000원에서 멀어진 것.

지난달 유진투자증권이 상반기 순익 증가를 발표했음에도 시장 불신은 여전하다. 유진투자증권 상반기 순익은 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늘었다. 2365억원에서 2937억원으로 증가한 공정가치 측정 금융상품 관련 이익 등이 주효했다. 해당 계정은 기업이 보유한 주식·채권·파생상품 등 금융상품을 공정가치로 평가·처분하면서 생긴 차익을 말한다. 이 때문에 실제 사업으로 손에 쥔 현금은 많지 않고 경영진 성과급도 감소했다.

영업활동 순 현금흐름은 2174억원 유입에서 5711억원 유출로 전환했다. 투자활동 순 현금흐름도 85억원 유출에서 15억원 유출로 유입 전환에 실패했다. 경영진 성과급은 유창수 대표가 5억2100만원에서 4억9100만원, 고경모 대표가 4억4700만원에서 4억1300만원으로 줄었다.


이런 상황에 차입금과 배당이 함께 증가했다. 차입금은 8005억원에서 1조586억원으로 배당금은 55억원에서 91억원으로 증가했다. 빚과 배당이 함께 늘어나는 흐름은 최근 계속된다. 부채비율은 2022년 727.80%에서 지난해 817.53%로 꾸준히 늘었다. 주당배당금은 60원에서 100원으로 올랐다.

업계 일각에서는 배당 최대 수혜자인 오너 일가와 계열사가 승계 준비용 배당을 실시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낸다. 성장성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배당하면 회사 주가를 낮춰 증여·상속세액을 줄일 수 있고 동시에 해당 세금을 납부할 실탄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유진투자증권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32.37%다. 지분 5% 이상 주주도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이 유일하다. 유진기업은 유경선 회장과 일가 및 계열사 지분이 38%를 넘는다. 최대주주는 개인투자자들과 달리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도 이후 경영권 행사를 통한 내부 거래로 만회할 수 있다. 실제 유진투자증권은 그룹사들과 각종 내부 거래를 맺은 상태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실적이 나아지는 부분을 반영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배당을 늘렸다"면서 "증권사 부채비율은 운용자금에 따라 일시적 변동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이고 우발부채나 자기자본은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경영진 성과급 감소에는 "이연이 가능한 부분이 있고 중소형사는 대형사에 비해 어려운 환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