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클라우드 잘 나갈수록 깊어지는 '내부거래 늪'
[컴앤스톡]클라우드 매출 신장세 가파르지만 계열사가 도움 없인 성장 불투명
양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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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가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를 앞세워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너지는 미지수다. 시스템통합(SI) 일변도에서 벗어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고착화된 내부거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클라우드마저도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는 까닭이다.
11일 투자업계 분석에 따르면 삼성SDS의 올해 3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12.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클라우드 매출은 1조3181억원으로 지난해(1조868억원)보다 21.3% 늘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도 2조3235억원으로 전년과 견줘 23.5% 성장했다.
2023년 클라우드 매출은 1조8807억원으로 2022년(1조1627억원)에 비해 61.7% 급증했다. 전체 매출에서 클라우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6.7%에서 다음해인 2023년 14.2%으로 두 배 넘게 올랐고 작년에는 16.8%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론 40%를 넘겼다. 겉으로 보기엔 더 이상 전통적인 SI 업체가 아닌 '클라우드 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럼에도 내부거래 비중은 줄어들 기미가 없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7조17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5.8% 증가했지만 이 가운데 삼성전자 등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는 5조6906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81.2%다. 내부거래의 핵심은 삼성전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에 의존한 매출은 1조3006억원을 기록해 내부거래의 22.85%에 달했다.
작년 전체 매출 13조8282억원 가운데 특수관계자 매출은 11조1047억원으로 80.3%를 기록했고 2023년 86.5%(13조2768억원 중 11조4910억원), 2022년에는 80.6%(17조2347억원 중 13조8865억원)에 달했다.
'클라우드 체질 개선' 뒤에 가려진 내부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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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같은 성장이 외부 시장 확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외형 성장세의 내실이 탄탄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SI 중심 매출에서 클라우드로 간판을 갈아탔지만 거래처 구성이 계열사 중심에서 달라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가 클라우드 수요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어 외부 고객 기반은 취약하다. '체질 개선'이라는 간판 뒤에 '내부거래 심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가려져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삼성SDS는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대기업이라는 태생적 한계에 부딪혀 성과는 제한적이다. 각종 규제 장벽에 막히는 경우가 잦고 수주 규모 또한 미미하다. 지난 2월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이 발주한 '차세대 지방행정공통시스템 구축 마스터플랜(ISMP) 수립' 사업을 따냈지만 계약 규모는 8억원에 불과했다. 글로벌 빅테크가 수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따내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삼성SDS 클라우드 매출 증가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내부거래에 기댄 성장은 외부 수요 확보 없이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 속 내부거래 축소 압박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현 구조는 향후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직 SI업계 관계자는 "삼성SDS가 클라우드 매출 확대를 체질 개선의 성과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내부거래가 더 늘어난 것에 불과하다"며 "외부 고객 확보 없이는 성장세가 곧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열사 울타리를 벗어나 독립적인 경쟁력을 쌓는 전략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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