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센 상법 개정에 금융지주 '자사주 소각' 러시… 하반기 2조 태운다
코스피 5.9% 오를때 은행주 7.7% 상승… 우리금융, 1499억 자사주 소각
이남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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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수혜주' 국내 금융지주가 하반기 자사주 소각에 속도를 낸다. 이재명 정부가 첫 정기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 처리에 나선 가운데 금융지주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보폭을 키우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올 하반기 약 2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한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820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 및 매입한 데 이어 하반기에 8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한다. 2분기 선제 집행한 3000억원을 포함해 연간 환원 규모는 3조100억원에 달한다.
신한지주는 지난 6월 자사주 5000억원을 조기 소각했다. 신한금융은 2월부터 4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였고 4월 520만주(2463억원)를 한 번에 매수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9일 4000억원을 소각했다. 2015년 12월 지주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자사주 소각이다. 연초 하나금융은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를 조기 달성하고 내달 24일까지 자사주 2000억원을 추가 매입·소각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19일 자사주 851만5181주, 1499억원을 소각한다. 1주당 가격은 5000원이다. 지난 2월 우리금융 이사회는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 예정인 자기주식을 소각하기로 결정했으며 발행주식 총수는 959만6928주에서 약 108만주 줄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ROE 개선 기대… 주주환원율 50% 전망
금융지주의 자사주 소각이 빨라진 이유는 이달 정기국회에서 주주가치 제고 수단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거론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선 안정적인 이익을 기반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선 기업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기업의 자사주 운용방식을 바꾸는 제도다. 일정 기간 내 자사주 소각을 강제하면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장기간 자사주를 보유하거나 특수 관계인에게 넘기는 관행이 불가능해진다.
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 (ROE)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시가총액과 배당 총액이 유지될 경우 주당 가치와 배당이 높아지는 효과도 나타난다. 주주 입장에선 주가 상승과 배당금 증가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올 2분기 기준 KB금융 ROE는 13.08% ▲신한금융 11.40% ▲하나금융 10.76% ▲우리금융 9.13% 순이다. 금융사의 손실 흡수 능력을 나타내는 CET1비율은 ▲KB금융 13.74% ▲신한금융 13.59% ▲하나금융 13.39%로 모두 13%대를 회복했다. 우리금융은 12.76%로 13% 문턱을 넘지 못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하반기 각 금융지주가 내세운 자사주 소각 계획을 이행할 경우 KB금융의 올해 총주주환원율은 5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하나금융도 40%대 주주환원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융주는 주주환원 확대에 힘입어 주가 하방 지지력이 강해졌다"며 "KB금융을 필두로 주주환원에 상단이 열려있다는 모습을 보인 만큼 적정 가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KRX 은행지수는 1176.91에서 1259.87까지 약 7.1% 상승했다. 코스피 상승률(5.9%)을 웃돈다. 코스피 지수가 3440선을 돌파한 가운데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은행주를 동반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은행주를 1100억원 매수하고 국내 기관이 은행 자사주 매입분(980억원)을 포함해 약 155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수급 여건이 크게 개선됐다" "상법개정안 추가 입법 등 기대감에 은행업종의 주가 상승 기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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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의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