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안치홍과 이원석이 활약하며 김경문 감독의 믿음야구가 완성됐다. 사진은 한화를 이끌고 있는 김경문 감독의 모습. /사진=뉴스1


안치홍과 이원석이 반등하면서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의 '믿음야구'가 마침내 성과를 냈다.

한화는 지난 1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의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11-1 대승을 거뒀다. 시즌 78승째(3무 53패)를 수확한 한화는 1위 LG트윈스(81승 3무 50패)와 격차를 3게임 차로 유지했다. 또 지난 13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이어지는 지옥의 8연전 네 번째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며 2연승을 달렸다.


무엇보다 이날 승리는 그동안 계륵 취급을 받았던 안치홍과 이원석이 맹활약했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안치홍은 이날 3점 홈런 포함 멀티히트, 이원석은 승부처에서 터진 2루타와 호수비로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가을야구를 확정한 한화 입장에선 이들의 부활이 무엇보다 반갑다. 두 선수 모두 장단점이 뚜렷한 선수라 단기전에서의 활용 가치가 높다.
한화 이글스 안치홍이 타격 부진을 털고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은 한화에서 활약 중인 안치홍의 모습. /사진=뉴시스


한때 2루수 골든글러브를 3차례나 수상했던 안치홍은 30대에 접어든 후 수비력과 주력이 급감하며 애매하단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24시즌 한화의 유일한 3할 타자로 활약하며 타격만큼은 여전히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안치홍은 올시즌 부상으로 뒤늦게 시즌을 시작했고 타격 부진이 겹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는 올시즌 62경기 타율 0.175(166타수 29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477로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선수 입장에서도 답답한 상황이다. 2군 성적은 14경기 타율 0.408(49타수 20안타) OPS 1.188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지만 유독 1군에선 고전했다. 결국 안치홍은 장점인 타격마저 사라지며 많은 팬의 비난을 받았다.
한화 이글스 이원석이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사진은 한화에서 활약 중인 이원석의 모습. /사진=스타뉴스


이원석은 준수한 외야 수비와 주력(시즌 21도루)으로 팀의 보탬이 되고 있지만 심각한 타격 능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2019년 데뷔한 그는 통산 타율이 0.191에 불과할 정도로 타격에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올시즌 성적도 119경기 타율 0.192(193타수 37안타) OPS 0.567로 1군에 있기 민망한 수준의 성적이다. 다만 최근 경기에서 타구 질이 눈에 띄게 좋아지며 점차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감독은 두 선수를 승부처에 기용하며 청개구리 같은 행보를 이어갔다. '믿음 야구'에 신물이 난 일부 팬들은 이들을 김 감독의 '양아들'이라 부르며 비판했지만 이들은 결국 소중한 1승을 만들며 믿음에 보답하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