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해킹 공격 정황을 확인하고 금융당국에 신고했다. 랜섬웨어 감염과 고객의 개인정보 유출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26일 서버 점검 중 일부 서버가 악성코드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 이후 전체 서버에 대해 정밀 조사를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롯데카드에서 발생한 해킹 사고 피해 규모가 초기 추정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금융당국은 해킹 사고로 인한 정보 유출 및 피해자 규모를 확인하는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번 주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직접 대국민 사과와 피해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롯데카드가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유출 데이터 규모는 1.7기가바이트(GB) 수준이었지만 금융당국 현장 검사 결과 피해 범위가 예상보다 훨씬 큰 것으로 파악됐다. 수만명~수십만명으로 예상됐던 피해자 규모는 백만명 단위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확인 작업 중이며 결과가 나와야 말씀을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 조사 중이고 마무리되는 대로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의 강민국 의원실이 공개한 금융감독원 보고 자료에는 "롯데카드에서 반출된 파일에 카드 정보와 온라인 결제 내역이 들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롯데카드도 "유출이 우려되는 고객을 확인해 비밀번호 변경을 안내하겠다"며 추가 보안 조치를 보고했다. 사실상 고객 개인정보가 새어나갔을 가능성을 인정한 셈이다.

정부와 금융당국도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통신사·금융사 해킹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국민이 매우 불안해하신다"며 "보안 사고를 반복하는 기업들에 징벌적 과징금을 포함한 강력한 대처가 이뤄지도록 신속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카드사 CEO 간담회에서 "비용 절감에만 치중한 나머지 보안 투자가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뒤돌아봐야 한다"며 "금융소비자 정보 보호를 위한 지출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금융사의 생존을 위한 필수 투자"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