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가 바이오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임상 등 R&D(연구·개발) 투자금 조달 부담이 완화하고 기업가치 제고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 연준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에서 4.00~4.25%로 0.25%p 인하하기로 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고용 증가세 둔화와 함께 고용 하방 위험이 커진 게 기준금리 인하 배경으로 언급된다. 직전 기준금리 인하는 9개월 전인 지난해 12월(0.25%p 인하) 이뤄졌다.

미 연준은 연내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미 연준이 제시한 올해 말 기준금리 예상치의 중간값은 3.6%다. 지난 6월(3.9%)보다 낮아진 수치로 0.25%p씩 두 차례 더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져야 가능하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 회의는 올해 10월과 12월 두 차례 남아 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이르면 다음 달 한국은행 기준금리(현재 2.50%)도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저성장 국면에서 금리를 내리면 투자 및 소비 확대를 이끌어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상단 기준)가 기존 2.00%p에서 1.75%p로 줄어든 만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생긴 것도 긍정적이다. 한은은 부동산과 가계대출 등의 요소와 경제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금 확보 가시성 개선"… 임상 등 R&D 속도 기대감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는 바이오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상 바이오 업종은 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임상 등 신약개발을 위한 R&D 투자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기준금리가 내려갈수록 기업의 비용 부담은 줄어든다.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안정적으로 확대하기 쉽다는 의미다. 금리 인하 시 예금 등 안전 자산의 수익률이 낮아지는 만큼 바이오 등 성장성이 뛰어난 업종으로 투자금이 몰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IND(임상시험계획)를 신청하고 임상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유한양행, 한미약품, 셀트리온 등이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5월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합성신약 YH42946에 대한 미국 임상 1/2상 승인을 받았다. 한미약품과 셀트리온은 각각 비만치료제 HM15275 임상 2상과 ADC(항체-약물 접합체) 신약 CT-P70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IND를 FDA에 제출했다.


기준금리 인하에서 비롯되는 기업가치 제고 효과도 기대된다. 바이오 업계는 미래 현금흐름의 가치가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금리가 인하될수록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되는 할인율이 낮아지고 기업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초 월간 리서치에서 "금리 인하에 따른 할인율 하락은 (바이오 업종)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동시에 조달 비용이 낮아지면 임상 및 허가 단계 진입과 후속 개발을 위한 자금 확보 가시성도 개선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중소형 바이오텍의 낮아진 멀티플(기업가치 배수)은 금리 인하 국면에서 리레이팅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