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이 재매각 추진을 앞두고 무상감자를 단행한다./사진=KDB생명


2분기 연속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KDB생명이 자본금을 83.3% 줄이는 무상감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자본금을 줄여 회계상 손실을 털어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의도다. 중장기적으로는 재매각 추진을 앞두고 기업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내달 15일 서울 동자동 KDB타워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본금 감소의 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주당 액면가 5000원짜리 보통주 9966만5129주 가운데 1661만854주를 남기고 8305만4275주를 소각하는 방식이다. 감자 비율은 83.33%다.


무상감자에 따라 자본금은 기존 4983억원에서 830억원으로 감소한다.

무상감자는 주주에게 보상을 주지 않고 자본금을 줄이는 형식적인 감자다. 기업의 누적 결손금이 커져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을 때 결손금을 감자차익(자본잉여금)으로 메워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용한다.


자본금 감소분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에 자본 총계 규모엔 변화가 없다.

즉 이번 KDB생명의 무상감자는 자본잠식을 해결하기 위한 차원에서 하는 것이란 의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KDB생명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본총계(순자산)는 -1242억원으로 지난 3월(-1348억원)에 이은 2분기 연속 자본잠식 상태다. 상반기 자본금은 4983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은 125%에 달한다.

순이익은 1분기 27억원에서 상반기 -10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일각에선 이번 무상감자엔 KDB생명이 일곱 번째 매각 추진을 앞두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목적도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KDB생명은 2014년 두 차례, 2016년과 2020년, 2013년에 이어 2014년 초에도 한 차례씩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매각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재무구조가 거론된다.

올 1분기 지급여력비율(K-ICS·킥스)도 경과조치 적용 기준 163.95%로 당국 권고치(130%)를 넘겼지만,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는 의무준수비율(100.0%)에 한참 못 미치는 40.60%에 불과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재매각 추진을 위해 재무구조 개선에 공들이는 모습"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