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빌라서 벌어진 '현대판 노예'… '감금·폭행'에 빚 1억 떠안은 청년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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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고 찾아간 곳에서 감금과 폭행을 당하며 1억원이 넘는 빚까지 떠안게 된 20대 청년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JTBC '사건반장'은 3년 전 인천시의 한 빌라에서 2001년생 정씨 일당에게 금전 갈취를 당한 피해자 A씨의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광주에 사는 A씨는 2022년 아버지가 큰 교통사고를 당해 사지마비 판정을 받으면서 사실상 집안의 가장이 됐다. 아버지의 치료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던 A씨는 대학을 자퇴하고 아르바이트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인으로부터 "고액 알바를 소개해 주겠다. 인천에 아는 사람이 있다"는 제안받았다. 가족에게 보탬이 되고 싶었던 A씨는 이를 수락하고 인천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지옥 같은 폭력 현장이었다. 빌라 안에는 한 남성이 나체 상태로 피를 토하며 구타당하고 있었다. 가해자 정씨는 "이 꼴 나기 싫으면 시키는 대로 하라"며 폭행했다. 또 신분증을 빼앗은 후 "집 주소도 모두 알고 있으니 수작을 부리면 죽이겠다. 도망칠 생각도 하지 마라"라고 협박하며 A씨를 일주일간 감금했다.
정씨 일당이 A씨를 감금한 이유는 돈을 뺏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A씨에게 전세금 대출은 물론 고금리 신용대출, 심지어 '휴대전화 깡'까지 시켰다. 이를 거부하거나 망설일 때마다 폭행이 반복됐다. 결국 감금당한 일주일 동안 A씨는 1억1000만원의 빚이 생겼다.
우여곡절 끝에 A씨는 집으로 돌아왔지만, 가해자들이 "신고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해 부모에게 이 사실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 A씨는 뒤늦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건 2023년 12월, 주범 정씨가 또 다른 범죄로 구속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서다. 정씨는 임신한 여자친구를 때리고, 지인의 여자친구를 성폭행한 혐의까지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금도 1억원이 넘는 빚을 진 채 살고 있다. 일부 빚은 갚았지만 가압류 독촉장이 계속 날아들고, 대출금이 자산으로 잡히면서 부모님이 차상위 계층으로 분류돼 지원받던 의료혜택마저 끊겼다. 생활고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대해 양지열 변호사는 "대출 과정을 무효로 돌릴 방법은 없는지 법원에 소송 구조를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게 안 되면 차라리 파산이나 개인 회생을 하는 편이 낫다"며 "1억원이 넘는 돈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 청년이 어떻게 갚을 수가 있겠냐. 대출 자체를 사채업자로부터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와 같은 방법으로 탕감해 나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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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