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극장가를 접수할 한국영화에 대해 기대감이 모아진다. 사진은 영화 '얼굴' '어쩔수가없다' '보스' 포스터(왼쪽부터).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CJ ENM,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지난 3일부터 시작된 연휴, 다채로운 한국영화가 추석 극장가를 찾아왔다. 국내 영화로는 '얼굴' '어쩔수가없다' '보스'가 추석 극장가를 잡기 위해 레이스를 펼친다.


지난달 11일 개봉한 영화 '얼굴'은 앞을 못 보지만 전각 분야의 장인으로 거듭난 '임영규'(권해효 분)와 살아가던 아들 '임동환'(박정민 분)이 40년 전 실종된 줄 알았던 어머니의 백골시신을 발견한 후 어머니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작품은 '부산행'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노개런티로 출연한 박정민이 1인2역을 소화하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돼 일찌감치 주목받은 영화 '얼굴'은 제작비 2억원을 쓴 초저예산 영화로 주목받았다.


이에 연상호 감독은 "처음엔 제작비 1억원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제가 물정을 잘 모르는 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지게 나올 것 같다는 두려움도 있었고, '너무 후지면 내 면이 안 서는데…'라는 걱정도 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잘못된 거 같다. '후지더라도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도전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박찬욱 감독의 화제작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박 감독의 12번째 장편인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뤘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가 갑작스럽게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하기 위해 자신만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이병헌이 만수를, 손예진이 만수 아내 미리를 연기했다. 이와 함께 박희순·이성민·염혜란·차승원 등이 출연했다.


비주얼보다 상황이 잔혹한 박찬욱표 블랙코미디다. 해고에 내몰린 중산층 가장과 그 가족을 중심에 두고 쓴웃음나는 유머와 상황이 쉴틈없이 펼쳐진다. 손쉬운 대체가 밥먹듯 벌어지는 세상에 대한 냉소가 가득하다. 이 작품은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Donald E. Westlake)가 1997년에 내놓은 소설 '액스'(The Ax)가 원작이다. 이 작품은 중산층 남성이 회사에서 정리해고 당한 뒤 다시 취업하기 위해 잠재적 경쟁자들을 살해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박 감독은 "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다 각자 따로 존재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서로 의존하고 서로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그것이 특징이라고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그것이 원작과 다른 점이기도 하다. 원작에도 있지만 강조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은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을 비롯해 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됐고,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과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부문 한국대표작으로 선정되며 작품성을 입증했다.


마지막 한국영화 3파전 작품은 영화 '보스'다. 지난 3일 개봉한 '보스'는 조직의 보스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차기 보스 선출 과정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다. 보스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리라는 예상과 달리,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 자리를 양보하면서 정작 보스를 원하는 인물은 외면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진다. 영화는 세력 다툼보다 양보 전쟁이라는 설정을 통해 색다른 웃음을 유발한다.

작품에는 중식당 '미미루'의 주방장이자 전국구 맛집 셰프를 꿈꾸는 '순태'(조우진 분), 조직의 후계자지만 탱고 댄서를 지망하는 '강표'(정경호 분), 조직의 넘버 3이자 홀로 보스를 원하는 '판호'(박지환 분), 조직 내부에 잠입한 언더커버 형사 '태규'(이규형 분) 등이 등장한다. 각 캐릭터는 본래의 정체성과 숨겨둔 욕망을 오가며 코미디적 상황을 만든다.

영화 '바르게 살자'로 데뷔, 풍자적 재치와 유쾌한 코미디로 충무로를 놀라게 했던 라희찬 감독의 14년 만 신작이다. 이번에도 보스가 되기 싫어하는 조직원이라는 기발한 설정의 '보스'로 꿈을 위해 필사적으로 보스 자리를 양보하는 인물들의 고군분투를 선보일 예정이다.개봉 전부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 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에 초청됐다.

각각 다른 장르와 개성이 뚜렷한 세 영화 중 올 추석 관객을 사로잡을 영화는 어떤 작품이 될 지 벌써부터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