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오픈AI 투자 소식에 대해 증권가에선 호재로 인식한다. 사진은 지난 22일 촬영된 엔비디아와 오픈AI 로고. /사진=로이터


엔비디아와 오픈AI가 대규모 파트너십을 추진하면서 일각에서는 'AI(인공지능) 버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을 양사 모두에게 유리한 호재로 분석하며, 최근 약세를 보인 엔비디아 주가가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5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이틀 연속 하락한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0.41% 오른 177.69달러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에는 0.82% 하락한 176.97달러(약 24만원)를 기록했고, 지난 23일에도 2.82% 떨어졌다. 지난 22일에는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최대 1000억달러(약 14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3.93%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투자로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을 사용해 오픈AI 모델을 학습·배포할 수 있도록 10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 센터 구축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오픈AI는 차세대 모델을 훈련과 슈퍼인텔리전스 배포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첫 번째 단계는 내년 하반기 엔비디아 '베라 루빈 플랫폼'을 통해 가동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블룸버그는 "일부 분석가는 엔비디아가 AI 시장을 떠받치고 기업들이 자사 제품에 지출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하는 것이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지난해 AI 기업에 50건 이상 벤처 투자를 진행했고, 올해는 그보다 많은 투자가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투자받은 기업들이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구매하게 된다는 점에서 '벤더 파이낸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벤더 파이낸싱은 판매사가 고객사에 자금을 빌려줘 판매사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의 자금 조달 수단이다.

"양사 모두 이득인 거래"

사진은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18일 영국 에일즈버리에서 열린 체커스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사진=로이터


우려의 목소리에도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흔한 방식의 기업간 거래라는 것.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구매가 아닌 리스(임대) 형태로 바뀌면서 오픈AI는 초기 비용을 절감하고, 엔비디아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며 "기업 간 흔히 볼 수 있는 파트너십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김동균 경기대학교 교수 역시 "엔비디아는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고, 오픈AI는 글로벌 AI 선도 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이익"이라며 "이를 두고 'AI 거품'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도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추가로 발표되면서 반도체와 인프라 수요 확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빅테크 수장들조차 투자 과잉보다 투자 부족의 리스크를 더 크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에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연구원은 "이번 협력은 오픈AI가 브로드컴과 함께 ASIC(특수 목적 반도체) 개발을 추진한다는 보도로 제기됐던 엔비디아 점유율 하락 우려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며 "판매 물량 확보와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임 연구원은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내년 5조달러(약 7006조원)를 예상하며 최근 약세는 오히려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 연구원도 "단기뿐 아니라 2027년·2028년 중장기 실적 전망도 상방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