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꾼 트럼프… 의약품 관세 '100%'에도 K바이오 '굳건'
선제 조치 마련… 국내 주요 기업 피해 덜할 듯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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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다음 달부터 본격화한다. 미국 내 의약품 생산시설을 유치하기 위한 결정으로 관측된다. 한국도 관세 영향권에 들겠으나 국내 주요 기업들의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사업 구조상 피해가 덜하거나 선제 조치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마친 덕분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SNS를 통해 "다음 달 1일부터 모든 브랜드 의약품 또는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착공과 공사가 진행 중인 상태를 포함해 미국 내 생산시설을 건설 중인 기업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의약품 관세 부과 조치는 처음엔 적은 관세를 부과한 후 점진적으로 관세를 높일 것이란 기존 전망과 대비된다.
미국 측은 지난 7월 한미 상호관세 협상 당시 의약품 관세에 대해 한국을 최혜국으로 대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다른 나라와 견줬을 때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관세를 매기겠다는 의미다. 이후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마친 유럽과 일본이 의약품 관세 15%를 부과받으며 한국보다 유리한 위치에 섰다. 한국은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마친 뒤에나 의약품 관세 최혜국 대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의약품 관세 부과가 본격화해도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사업적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1위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사업 구조상 관세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CDMO 산업은 통상 고객사에게 관세를 부과하는 형태여서다. 고객사가 관세 부담을 나누자고 요구할 수는 있으나 지금 당장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란 평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관세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이전부터 미국 공장 신설 및 인수 등을 검토하고 있기도 하다.
바이오시밀러 회사인 셀트리온의 경우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의 미국 공장을 약 46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관세 대응을 마쳤다. 인수 대금을 포함한 초기 운영비와 인수 후 공장 증설 비용까지 합치면 투자금은 최소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셀트리온은 관세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 2년 치 재고를 미국으로 이전했고 현지 CMO(위탁생산) 회사와 계약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최근 온라인 간담회에서 "미국 시장에 물건을 팔려면 '메이드 인 USA'로 하라는데 이 투자를 안 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를 판매 중인 SK바이오팜은 푸에르토리코에 생산시설을 마련하며 관세 영향을 줄였다.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에서 생산된 제품은 미국 수출 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 단기적으로는 올해 판매 물량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도 관세 대상이 되는지 등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며 "현재는 구체적인 정책 내용이 공개되기를 기다려야 할 단계이지만 주요 기업들은 선제 조치를 마쳐 영향이 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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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