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브랜드


의류업체 노브랜드가 상장 1년여 만에 공모가 아래로 주가가 밑돌며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고평가 논란과 부진한 실적이 맞물리면서 '2030년까지 시총 1조원' 목표는 현재 요원해진 상황이다.


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종가 기준 노브랜드의 주가는 5120원으로 지난해 5월 코스닥 상장 당시와 비교해 주가는 85% 아래로 하락했다. 지난해 상당 당시 노브랜드의 공모가는 1만4000원이었다. 이후 무상증자를 고려하더라도 현재 주가는 조정 공모가(7000원)의 26.9%가량 하회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일반투자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일부에서는 공모가 산정 당시 지나치게 고평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은 비교기업으로 신원, 한세실업, 영원무역, 태평양물산, 호전실업 등을 선정했고 이들의 평균 PER은 5.76배였다. 하지만 대만의 에끌라 텍스타일 컴퍼니(28.88배)와 미카롯 인더스트리얼(21.64배)을 포함해 공모가격을 끌어올렸다. 이로 인해 최종 공모가격은 PER 12.6배에 이르렀다.


여기에 기대와 달린 저조한 영업실적 역시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 한몫했다. 상장 당시 노브랜드는 2030년까지 매출액 1조원과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를 통해 시가총액 1조원에 이르는 의류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연결 기준 노브랜드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462억원과 1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9%와 67.6% 성장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7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매출액은 27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7억원으로 71.9% 감소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2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건 아웃도어 업체 유니코글로벌아이앤씨 인수로 인한 이자비용 증가 탓이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1년 전 대비 각각 13.9%와 22.5% 상승한 점이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노브랜드의 시가총액은 866억원으로 10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노브랜드 관계자는 "노브랜드의 제품에 90%가 미국에 수출하고 있어 이번 관세에 큰 타격을 받았다"며 "국내뿐 아니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관세가 부과됨에 따라 매출원가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유니코글로벌아이앤씨의 경우 인수 당시 고금리 차입금이 많은 상황에서 이를 상환하고 모회사의 자금으로 대출하는 과정에서 이자비용이 증가했다"며 "여기에 아웃도어 업체 특성상 매출액은 3분기(7~9월)에 몰려있어 상반기에 유니코글로벌아이앤씨의 매출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유니코글로벌아이앤씨의 매출액은 486억원을 기록했으나 당기순이익은 –20억원을 기록했다.

주가 하락에 투자자 시름…초기투자자 CB 전환으로 수백억 차익

주가하락으로 일반투자자의 투자 피해는 커진 반면 일부 초기투자자의 경우 현재 막대한 이익을 거둔 상황이다.

노브랜드는 지난해 상장 후 얼마 지나지 않아 1회차CB(전환사채, 100억원)를 보유한 초기투자자들이 주식으로 전환했다. 주식전환으로 인해 노브랜드의 파생상품평가손실액은 244억원에 달했으며 이로 인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반면 노브랜드의 당기순손실액만큼 초기투자자들은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일반투자자의 경우 주식 전환에 따른 유통물량 증가로 인해 더 큰 투자피해를 입었다.

이에 대해 노브랜드 관계자는 "현재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은 것을 알고 있으며 회사 역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해 무상증자를 시행하고, 최근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과 관련해서 "올해 3분기 자회사인 유니코글로벌아이앤씨의 아웃도어 매출액이 더해지면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상반기보다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