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지금이라도 살까… 연일 치솟는 금값, 5000달러도 넘본다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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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고공행진 중인 국제 금값이 8일(현지시간) 온스당(약 28.35그램) 4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린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과열 우려에도 불구하고 5000달러 돌파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그리니치표준시(GMT) 2시 2분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0.3% 오른 온스당 3997.09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는 4000.96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도 온스당 0.4% 상승한 40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이 4000달러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은 전통적으로 경제 위기나 인플레이션기 때 '가치 저장 수단'으로 꼽힌다. 금값은 지난해 27% 상승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만 52% 급등했다. 1979년 2차 석유파동 이후 40여 년 만의 가파른 상승세다.
시장에서는 금값이 급등한 배경으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장기화 △프랑스 정치 불안 △일본의 금융 완화 정책 지속 △달러 약세 등을 꼽는다. 특히 미국 정부가 예산안 통과 지연으로 7일째 부분 셧다운 상태를 이어가면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중단된 점이 시장 불안 심리를 키웠다.
투자자들은 정부 데이터 대신 민간 조사나 선행지표에 의존해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과 폭을 가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달 중 0.25%포인트 인하에 이어 12월에도 추가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는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과 자금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달러 약세와 소매 투자 수요 확대가 겹치며 금값 상승세를 견인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금을 순매수했다. 프랑스와 일본 등 주요국에서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금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UBS의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이미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금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며 "이 같은 매수세 자체가 상승 모멘텀을 더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금 시장이 일종의 'FOMO(Fear Of Missing Out·기회 상실에 대한 두려움)'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독립 금속 트레이더 타이 웡은 "금 거래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고, 연준이 금리를 계속 인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다음 목표는 5000달러"라고 말했다. 그는 "금이 모든 위험자산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상징적 자산으로 부상했다"며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지정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상승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부 금융기관은 단기 조정 가능성도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금값이 과열 구간에 들어섰으며, 상승 동력이 약화될 경우 일시적 조정이나 통합 국면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UBS는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 편중을 경계하라고 조언했다.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금 가격 변동성이 10~15%에 달할 수 있다"며 "단기 급등 이후에는 차익 실현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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