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회적 대화' 기구 출범…'국회발' 노사 대화틀 만든다
우원식 의장 "국회, 갈등의 중재자이자 조정자로서 최적의 공간"
김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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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주도하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가 공식 출범하며 한국 사회의 오랜 노사 갈등 구조에 변화의 물꼬를 텄다. 특히 1999년 노사정위원회(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탈퇴한 후 26년 동안 정부 주도의 공식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참여하면서 그 의미가 더욱 커졌다.
우원식 의장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노동·경제 5단체(대한상공회의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경영자총협회, 민주노총, 중소기업중앙회) 대표들과 함께 국회 사회적 대화 공동 선언식을 열고 미래지향적 대화와 비전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국회 사회적 대화 기구는 행정부가 주도하는 경사노위와 달리 정부가 빠지고 노사가 주축이 된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정부의 공익위원이 결론을 강제하는 구조를 탈피해 노사가 스스로 해법을 모색하고 그 결과가 곧바로 입법 과정으로 직결될 수 있도록 국회가 지원하는 형태다.
행사에 앞서 우 의장과 5단체 대표들은 사랑재 앞마당에 대추나무를 기념식수로 심으며 대화의 성과를 기원했다. 지난해 8월 국회 사회적 대화기구를 제안한 우 의장은 "오늘 선언은 국회와 노동·경제계가 의기투합해 여러 갈등과 도전을 토론으로 해결하는 틀 거리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대화의 틀을 공식화함으로써 위기 극복과 문제 해결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자는 다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동 선언식에서 노동계와 경영계는 혁신과 상생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각자의 주요 의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26년 만에 공식 대화의 장에 복귀한 민주노총은 이번 기구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고령화와 저출생, 인공지능(AI) 도입 등 험난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어 지혜를 모아야 할 절박한 때"라면서도 "그동안 다양한 형식의 사회적 대화가 노동자들의 양보와 희생을 위한 수단으로 작동한 경우가 많았다"고 과거의 과오를 지적했다.
양 위원장은 "결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차이를 좁히는 과정 자체에 더 노력하고 장기적·거시적인 대안까지 모색하는 대화가 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역시 "더 이상 대화 결과가 정권에 따라 무용지물 되는 과오를 반복해선 안 된다"며 "국회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는 취약계층 노동자를 보호하고 노동 조건을 개선할 제도 개선 방안이 확실하게 모색되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사회적 대화를 통한 혁신과 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혁신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를 거둬내고 AI 전환 속도를 높여야 경제력이 커진다"며 "밥솥을 깨지 않고 밥을 더 많이 지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한국 경제의 재도약과 미래세대를 위해 필요한 과제를 찾아 나가는 실용적인 토론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도 "26년 만에 마련된 대화의 자리에서 성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이날 선언식에는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사회민주당 등 여야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국회발 사회적 대화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선언식 이후 참석자들은 복을 불러온다는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만든 도장 선물을 받았으며 비빔밥 오찬을 함께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국회는 이 대화 기구를 국회법에 규정해 상설화하는 법제화도 추진할 계획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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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