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과중·갑질' 얼마나 심했으면… 전남도청 내부불만 봇물
노조게시판에 "고유업무보다 홍보·행사에 쫓겨" 글 게재
"운전 심부름도 모자라 자기 학업 관련에도 주무관 동원"
"복종의무 위계질서 명목 위압수단 작동 아닌지 점검필요"
무안=홍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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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청 공무원들이 업무과중 등 내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노조게시판이 실명으로 운영돼 내부 불만 폭로를 자제했던 도청 공무원들이 신분노출로 인한 인사상 불이익까지 감수하며 잇따라 쓴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17일 머니S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노조게시판에는 '과연 내가 전남도청 공무원인가?'라는 글이 게재됐다.
20년 가까이 도청에서 근무한 A씨는 "요즘 전남도청 안에서는 한숨이 많다"면서"도민을 위한 일보다 누군가의 이름을 드러내기 위한 일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인데 최근들어 그 정도가 도를 넘어 직원들은 한계에 부딪힌다"면서 "올 초 대선부터 시작해서 내년 지방선거가 가까워진 지금은 우리의 하루는 '고유업무' 보다 '홍보', '행사'에 쫓기고 있다"고 폭로했다.
A씨는 자신의 업무사례를 들며 "현재 순수 도민을 위한 고유업무량도 초과근무 없이는 힘들 정도"라며"거기에 더해 아니, 그 보다 더 많은 누군가를 위한 홍보성 업무가 더 많다"고 했다.
덧붙여 그는 "육체적인 피로도 피로지만 회의감 같은 정신적인 피로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후배 동료들은 오죽할까요?"라며 업무 피로감을 이같이 호소했다.
끝으로 그는 "선거를 돕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도민의 삶을 나아지게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라며 "도정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6일에도 노조게시판에 '저는 대체 무엇을 위해 일하는 걸까요'라며 한 공직자가 자신을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B씨는 "누구는 주6일 주7일 마라톤 회의참여에 다음날이면 쓰레기통 들어갈 몇십장짜리 자료 보고전 하루종일 만들고 기진맥진해도 그게 당연한 취급 받는다"고 했다.
이어 그는 "누구는 윗분들 차대주고 이송해주는 개인비서역할, 커피한잔 준비하는걸로 일 잘한단 칭찬듣고 성과 인정받는다"며 "일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해주질 않는다"고 쓴소리를 토해냈다.
이 공무원은 상사들의 갑질도 외부에 알렸다.
그는 "별것 아닌 감투쓰고 의전받겠다고 운전에 심부름에 자기 학업 관련해서 주무관들 동원하는 경우도 있고 이 조직에 너무 지친다"면서"조직을 위해서든 도민을 위해서든 열심히 일하려고 했던 저는 이제 어디에도 없는듯 하다"고 글을 맺었다.
이와 관련해 건전한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최근 2년 전남지역 공직사회가 전국 자자체 중 복종의무 위반 징계가 가장 많다는 국정감사 자료가 공개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국회의원은"복종의무가 조직 내 위계질서 유지라는 명목으로 위압의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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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홍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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