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출신 사업가라던 남자친구의 실체를 알게 된 여성이 고민을 전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증권가 출신 사업가이자 '재벌 집안'이라던 남자친구의 실체를 알고 충격받은 여성의 일화가 전해졌다.

지난 2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인 40대 초반 여성 A씨는 출판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독서 모임에 나갔다가 동갑내기 남자친구를 만났다.


그의 남자친구는 아버지가 중견기업 임원이라면서 재벌들의 집 주소, 휴대전화 번호를 말하며 그들과 친분이 있는 것처럼 자랑했다. 어느 날은 한 고급 주택을 가리키면서 "우리 집이야"라고 얘기하며 그 집과 멀리 떨어진 곳에 차를 대고 "부모님께 들키면 안 된다"면서 집으로 들어갔다가 나왔다.

A씨는 만날수록 부담을 느껴 데이트 비용은 칼같이 절반씩 냈다. 그런데 어느 날 남자친구는 A씨에게 연봉, 근무 시간 등이 비현실적일 만큼 좋은 조건으로 이직 제안을 했다. 남자친구는 "이게 나야. 나니까 가능한 거야"라면서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는데, 면접 날이 다가오자 괜한 시비를 걸어 싸움을 만들더니 "너한테 화나서 면접 취소시켰다"고 통보했다.


이후 A씨는 남자친구가 알려준 주소로 가봤으나 다른 업체가 있었다. 해당 대기업에 전화하자 "그런 사람(남자친구) 모른다. 말도 안 된다"고 답했다. 남자친구는 "고위 임원들하고 뒷거래한 거라 감춘 것"이라며 근로계약서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상함을 느낀 A씨는 결국 경찰서를 찾아갔다. 경찰은 금전적인 손해를 본 게 아니어서 고소가 어렵다고 했다. 이후 남자친구는 한 재력가의 개인 운전기사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알고 보니 남자친구는 운전 중 귀동냥으로 들은 재벌가 이야기를 마치 자기 일처럼 떠들고 다닌 것이었다. 자기 차도 아니었고, 자기 집이라고 했던 것도 거짓이었다.


A씨는 남자친구에게 "다신 연락하지 말라"면서 이별을 통보했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결국 돈 때문에 만난 거였냐. 헤어지자는 말을 취소하면 돌려주겠다"면서 휴대전화를 빼앗고 협박했다. 이후 매일 A씨 집 앞에 찾아와서 "오늘도 기다리고 있다"고 메시지를 보내고, A씨의 택배와 우편물을 마음대로 열어봤다.

두려움에 떨던 A씨는 부모님 댁으로 거처를 옮긴 후 스토킹과 협박 등의 혐의로 전 남자친구를 고소했다. A씨가 SNS를 통해 전 남자친구에 관한 글을 남기자 여러 피해자의 증언이 이어졌다. "금전 피해를 보았다"던가 "전과가 있다" 등의 제보였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이 사람은 정말 열등감이 깊고 결핍도 큰 것 같다. 권력이나 부에 대한 동경도 너무 크다. 인정은 받고 싶고 또 화려한 연애도 하고 싶어 거짓으로라도 과시하고 싶었던 것 같다"면서 "단순히 속인 것에 지나지 않고 여성에게 '다른 데 취직을 시켜주겠다' 이런 식으로 가스라이팅을 해서 또 통제하려고 하지 않나. 이런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