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BTS의 RM(김남준)이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해 'APEC 지역 내 문화산업과 K-컬쳐 소프트파워'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


그룹 방탕소년단(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부대행사인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RM은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첫날 행사의 'APEC 지역내 문화예술 산업과 K-컬처 소프트 파워' 세션의 특별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RM은 "제가 태어나고 자란 한국에서 APEC의 모든 리더분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영광"이라며 "저는 아티스트이자 창작자로서 제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올해 처음으로 문화 산업이 주요 의제로 채택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다"며 "이 것이 단순히 한 산업의 성장 이야기가 아닌,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이 전 세계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RM은 "여러분이 K-컬처나 K-팝을 얼마나 알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며 "음악과 문화는, 언어를 넘어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방탄소년단의 팬클럽인 '아미(ARMY)'를 소개하면서 "아미는 저희에게 단순한 팬이 아니라, 또 하나의 목소리이자 힘"이라며 "그들은 국경을 넘어, 언어를 넘어 세상 곳곳에서 저희의 음악과 메시지에 공감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군 복무를 마쳤는데 그 시간 동안 아미의 사랑과 열정이 국경을 넘고,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그 덕분에 저는 빌보드, 그래미, UN, 백악관 등 상징적인 무대에 설 수 있었다"고 인사를 전했다.


RM은 "10년 전 방탄소년단이 처음으로 한국 밖에서 활동을 시작했을 때 TV나 라디오에선 한국어 노래를 듣기조차 어려웠고 우리의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심지어 어떤 분들은 저희에게 '북한에서 왔냐, 남한에서 왔냐'를 물을 만큼, 우리가 음악을 이야기하기 전에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설명해야 했다"고 소회했다.

이어 "시간이 흘러, 이제 전 세계 곳곳에서 저희의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다"며 "그 중심에는 언제나 아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음악의 메시지에 공감해 자선 활동을 하고, 사회 캠페인을 펼치면서 세상을 변화시켰다"며 "처음엔 '아시아의 소수 문화'를 지지하던 사람들로 보였지만 이제 아미는 전 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공동체, 하나의 가족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런 문화적 연대와 포용의 힘이야말로 제가 음악을 만드는 가장 큰 이유이자, 영감의 원천"이라고 부연했다.

RM은 "많은 분들이 '왜 K-팝이 이렇게 전 세계에서 사랑받을까'라고 묻는데 그 답은 단순하다"며 "K팝은 다양성이 만나 조화를 이루는 문화이기 때문"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서로 다른 목소리, 색깔, 배경이 섞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파로 K팝의 본질"이라며 "음악, 퍼포먼스, 비주얼, 스토리, 팬들과의 소통까지 K-팝은 모든 요소가 하나로 어우러진 완전한 예술의 형태이고, 서로 다름을 존중하면서도 하나로 연결되는 이 조화가 바로 K-팝이 가진 가장 큰 힘"이라고 강조했다.

문화를 강에 비유하기도 했다. RM은 "여러 갈래의 물줄기가 흘러와 하나로 만나고 때로는 갈라지고, 다시 합쳐지며 더 큰 물결을 만드는데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모인 것도 문화의 흐름 속에 있기 때문"이라며 "이 창의적인 문화의 흐름이 아시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길 바라고 그것이 바로 인류가 가진 가장 위대한 힘이라고 믿는다"고 역설했다.

RM은 "우리는 모두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고 그것들이 불러일으키는 감정과 울림으로 서로 연결돼 있는 것을 안다"며 "이 세대의 창작자이자 예술가로서, 이 자리를 빌려 각국의 지도자들과 귀빈 여러분께 전 세계의 창작자들의 재능이 마음껏 빛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를 생각할 때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에도 투자해야 한다"며 "문화와 예술은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빠른 메신저이자 다양성과 공감의 가치를 세상에 전하는 언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한명의 예술가로서 제 음악을 통해 용기와 희망, 그리고 감동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며 "서로의 차이를 포용하고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지지와 믿음이 있다면 우리는 모두 창조의 무대 위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