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2025] 조석 HD현대 부회장 "전기화 시대 맞는 에너지 안보 필요"
CEO 서밋서 키노트 연설… '전력 그리드·핵심 광물 안정적 확보·디지털 전환' 강조
경주=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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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 HD현대 부회장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부대행사인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전기화 에너지 전환 시대에 걸맞는 에너지 안보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조 부회장은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첫날 '탄소 중립과 지구의 생존, 앞으로 번영 전략' 세션에서 키노트 연사로 나서 "많은 사람들이 현재를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라고 말하는데 이런 시대야말로 에너지 안보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 정책 목표는 전통적으로 에너지 안보, 경제성, 환경 등 '트리플 E'를 균형있게 달성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론 에너지 안보가 가장 절실하다"며 "1970년대 오일쇼크 겪으면서 에너지 안보 없인 국가운영 불가능했던 사례가 있다"고 짚었다.
조 부회장은 "화석연료 시대에는 석유와 석탄, 가스의 안정적 확보가 에너지 안보의 핵심이었지만 이젠 전기화 시대에 걸맞는 에너지 안보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과제로 ▲전력 그리드 구축 ▲희소 광물 자원 안정적 확보 ▲디지털 전환 등 세가지를 꼽았다.
조 부회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소비량은 1100테라와트시(TWh)로 전년대비 4.3% 증가했으며 이는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0여년간 전기 소비율 증가는 같은 기간 총 에너지 소비 증가의 2배였고 이미 전기화 시대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조 부회장은 대규모 전기소비를 요구하는 분야로 기후변화에 따른 냉난방 수요 증가와 AI 데이터센터 급증, 전기차와 전동기 대세화를 꼽았다. 이들 세 분야에서 전기소비 증가량이 전체 전기소비증가량의 43%에 달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폭발적 수요에 맞춰 안정적 그리드 연결이 중요하다"며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2.4배 높아지면서 그리드 수요도 기하급수적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고압 변압기를 만드는 HD현대일렉트릭은 2022년 이후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조 부회장은 "전 세계 수요 폭발로 미국과 유럽에선 현재 2028년 납기 물량 주문이 끝났고 2029년 물량 주문을 받고 있다"며 "변압기 단가도 지속 상승 중인데 고객들은 높은 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빠른 납기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2024년 미국의 그리드 대기 물량은 2600기가와트(GW)로 이 가운데 95%가 태양광 풍력 등 무탄소 전력"이라며 "이젠 발전소에서 전기 생산하는 것을 뛰어넘어 그리드의 안전성이 새로운 에너지 안보의 축이 됐다"고 부연했다.
희소광물 자원의 안정적 확보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조 부회장은 "구리는 변압기와 발전기, 리튬·니켈은 배터리, 희토류는 전기화 시대에 없어선 안되는 핵심소재로 이 광물들의 생산국은 산포해 있으나 정제는 특정국가에 치중돼 있어 광물 자원 안정적 확보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희소광물자원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 이번 APEC에서 협력방안이 도출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재생에너지는 발전이 간헐적이고 분산적이란 특성상 전기시장의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며 "요금제와 효율, 피크 조절 등의 수요관리가 필수적이기 때문네 디지털을 접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전기 수요 관리를 탄력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며 "새로운 에너지 안보는 단일 국가의 노력 만으론 안 되고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인데 이번 APEC이 에너지 안보 분야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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