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AI 데이터센터 울산 예상 조감도. /사진=SK그룹


한국이 3대 AI 강국 도약에 속도를 높이면서 SK그룹의 'AI 데이터센터 울산'이 주목받는다. SK는 국내 최초로 100MW 규모의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아시아·태평양 AI 거점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의 역량을 총결집해 규모와 효율을 모두 충족하는 AI 핵심 인프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8월 첫 삽 뜬 'AI 데이터센터 울산'… 자체 기술로 냉각·전력 효율 극대화

SK에코플랜트가 시공 중인 SK AI DC 울산 현장에서 기초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사진=SK에코플랜트


지난 8월 SK텔레콤과 SK에코플랜트는 AWS(아마존 웹 서비스), 울산시와 함께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을 개최했다. 지난 6월에는 최태원 SK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SK-AWS 울산 AI 데이터센터 건립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에는 총 7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서버에 대한 직접 운영은 고객사인 AWS, 시설 제공 및 관리는 사업자인 SK그룹이 맡는다.


김재석 SK브로드밴드 AI 데이터센터 기술본부장은 "AI 데이터센터 울산은 대규모 GPU 수용이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라며 "2027년 가동을 목표로 공사 중이고, 글로벌 1위 클라우드 사업자 AWS의 높은 기술 스펙이 설계에 반영되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찾은 울산 미포산업단지 내 부지는 공사에 한창이었다. 부지 면적은 축구장 11개 크기의 2만평 정도다. 이동규 SK에코플랜트 PM(현장소장)은 "상부의 지지 기반을 마련하는 파일 공사를 마친 상태"라며 "현재 구역별로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12월에는 타워크레인으로 본격적인 건물 건축이 이뤄질 계획이며, 향후 5층 규모로 완공될 예정이다.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 설명. /사진=SK에코플랜트


AI 데이터센터 울산에는 첨단 기술이 곳곳에 적용된다. 특히 냉각과 전력 시스템을 크게 향상했다. 김 기술본부장은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AI 연산을 위해 고전력, 냉각 기술 등이 필요하다"며 "서버랙당 20~40kW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는 GPU를 사용하기 때문에 냉각 용량도 일반 데이터센터 대비 4~10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이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 탑재다. 차가운 공기를 순환시켜 열을 식히는 공랭식과 냉각수를 직접 반도체 칩이나 CPU에 흘려 발열을 제거하는 직접 액체 냉각 방식을 결합했다. 두 가지 방식이 동시 작동되는 만큼 최적의 냉각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단 분석이다.

그룹 계열사와 한국전력의 전력을 동시 확보해 시스템 안정성도 높였다. 김 기술본부장은 "데이터센터 맞은편에 위치한 그룹 전력 생산 회사 SK멀티유틸리티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다"며 "한전에서 받은 전력도 백업용으로 저장하고 있다"고 했다.

계열사 역량 총결집… ICT·환경·에너지 기업 시너지로 완성도↑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LNG 탱크. /사진=정연 기자


AI 데이터센터 울산은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에코플랜트, SK가스, SK멀티유틸리티,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가 참여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먼저 AI 데이터센터와 인접한 SK가스와 SK멀티유틸리티와의 높은 시너지가 예상된다. SK가스에서 LNG 연료를 공급받는 SK멀티유틸리티 발전소에서 한전 대비 낮은 가격으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LNG 열병합 발전을 통해 온실가스를 저감하면서 효율적인 데이터센터 운영도 가능할 전망이다.

SK가스가 한국석유공사와 합작해 건설한 LNG 터미널인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과의 연계 효과도 기대된다. -162℃의 액화천연가스(LNG)를 기화시키는 과정에서 사용된 바닷물을 냉매와 결합하면, 이를 AI 데이터센터 수랭식 냉각 공정에 활용할 수 있어서다. 이현관 KET 팀장은 "AI 데이터센터의 열로 뜨거워진 물을 다시 터미널로 보내 액화 LNG 기화 과정에 활용하는 순환 시스템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는 데이터센터 구축 전반을 맡았다. 연료전지 기반의 전력 공급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인 전원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으며, 연료전지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한 냉각 시스템 기술(WHRC)도 자체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울산을 통해 전국적인 AI 인프라 확장에 힘쓸 방침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SK텔레콤은 울산광역시와 AI 데이터센터 구축 및 고객사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협력을 진행한다. 향후 GW급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로 확장하기 위한 양해각서도 별도 체결했다.

SK 관계자는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은 대한민국 디지털 경제의 근간을 세우고 미래를 구축하는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SK는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향하는 여정을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