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에는 급출발·급가속·급제동 등 3급(急) 운전을 피해야 연비를 아낄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7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배럴당 64달러, 국내 휘발유 평균가도 ℓ당 1690원대로 상승했다. 기름값이 들썩이자 연비 효율이 좋은 하이브리드 차량이 주목받고 있다.


진짜 '연비의 차이'는 차종보다 '운전 습관'에서 갈린다. 같은 차량이라도 주행 습관과 관리 상태에 따라 한 달 주유비가 10% 이상 차이 나기도 한다.

무엇보다 기본은 사전 점검이다. 엔진오일·브레이크오일 등 주요 소모품은 주행거리 5000~1만㎞마다 교체해야 한다. 엔진오일의 점도가 낮아지면 윤활력이 떨어지고 엔진 내부 마찰이 커져 연비가 급격히 낮아진다. 브레이크오일을 제때 교체하지 않으면 제동 저항이 커지며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로 이어진다.


타이어 공기압도 중요한 변수다. 적정 공기압보다 10% 낮으면 연비가 약 2% 떨어지고 반대로 과도하게 높으면 제동력이 감소해 안전에도 악영향을 준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공기압은 한 달에 한 번, 냉간 상태(엔진이 식은 상태)에서 점검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타이어 공기압은 한 달에 한 번, 엔진이 식은 상태에서 점검하는 편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주행 중에는 급출발·급가속·급제동 등 '3급(急) 운전'을 피해야 한다. 급출발은 순간 연료 분사량을 늘려 소모를 높이고 급제동은 운동에너지를 낭비한다. 가속페달을 부드럽게 밟아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반도로에서는 시속 60~70㎞,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100~110㎞ 구간에서 연비 효율이 가장 높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속 주행만으로도 연비가 10~15% 개선되고 탄소배출량 역시 12%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면 '에코 모드'와 '회생제동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회생제동은 감속 시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를 전력으로 바꿔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능이다. 도심 정체 구간처럼 가속과 제동이 잦은 상황에서 효율이 극대화된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기능은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조절하여 정속 주행을 유지해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이고 불필요한 연료 낭비를 막는다. 운전자는 차가 스스로 가속·감속을 반복하는 동안 일정한 속도를 유지할 수 있어 '연비 관리'와 '안전 운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트렁크에 쌓아놓은 불필요한 짐은 그때그때 빼놓는 편이 연비 운전에 이롭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차량의 무게도 연비를 좌우하는 숨은 요인이다. 트렁크에 불필요한 짐이 쌓이면 그만큼 엔진 부하가 커진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의 짐을 덜어내면 연비가 약 2% 향상된다.


겨울철에는 히터 사용이 잦아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므로 예열 시간을 줄이고 창문 단열을 강화해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간단한 팁으로는 운행 전 3분 이내 예열, 불필요한 아이들링(공회전) 금지 등이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각종 연비 절감 장치보다 운전자가 에코 드라이브를 몸에 익히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급출발·급제동을 삼가고 장시간 신호 대기 때는 시동을 잠시 끄는 것만으로도 연비를 30% 이상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하이브리드 차량 뿐만 아니라 일반 내연기관 차량도 스포츠 모드보다는 노멀·에코 모드로 전환해 엔진 출력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며 "기온 차가 큰 계절에는 공기압을 적정 수준보다 5% 정도 높게 유지하면 주행 저항이 줄어들어 연비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