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표류' KDDX 연내 사업자 선정 미지수… 전력화 공백 우려
방사청, 14일 분과위서 수의계약 재추진 예정… 민간위원 반대 속 의결 불투명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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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이 2년째 표류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14일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분과위)에 KDDX 사업자 선정 방식 안건을 상정해 수의계약 의결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회 내부 민간위원들의 반대가 예상돼 해당 안건의 연내 결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방사청은 지난 7일과 10일 민간위원 대상 사전설명회를 열어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을 추진해야 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방사청의 의도에 불구하고 민간위원 중 일부는 "상생·공동개발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반대하고 있다.
KDDX는 총 6척·7조8000억원 규모로 추진되는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사업이다. 개념설계(함정의 기본 방향 및 구상 단계)는 2012년 한화오션, 기본설계(실제 구조·체계로 구체화하는 단계)는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기본설계는 2023년 12월 완료됐으나 다음 단계인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 선정은 양사 간 갈등과 분과위 이견으로 약 2년 동안 지연되고 있다.
방사청은 "기술 연속성과 전력화 시기를 고려해 기본설계 업체(HD현대중공업)와의 수의계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협력업체들도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계속 대기 중인 만큼 더는 지연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2030년 인도가 가능했던 일정이 2032년 이후로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간위원들은 "공정성 확보를 위해 경쟁입찰 또는 공동개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산업통상부가 두 조선사를 복수 방산업체로 지정한 만큼 제도적으로는 경쟁·분업 체계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유출 사건을 고려해 경쟁입찰이나 공동개발 등을 검토해야 한다"며 "공동으로 상세설계를 수행하고 1·2번함을 나눠 건조하면 지연된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고 했다.
조선업계의 이해관계 역시 첨예하다. HD현대중공업은 방산 인력이 한화오션의 두 배 수준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대형 군함 발주가 불규칙한 상황에서 KDDX 사업 전체를 확보해야 인력 운용에 차질이 없다는 판단이다. 한화오션은 규모가 비교적 작아 공동개발·부분 참여도 가능해 경쟁입찰 또는 역할 분담 방식을 요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분과위가 합의제로 운영돼 민간위원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의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11월 분과위 역시 결론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 경우 KDDX 사업자 선정은 사실상 2026년 이후로 넘어가게 된다. 2023년 기본설계 완료 직후 상세설계에 착수하려던 당초 일정에서 2년 이상 지연되는 셈이다.
해군 전력 공백 우려도 커진다. 북한만 해도 지난 4월과 6월 5000톤급 구축함 '최현호'와 '강건호'를 잇달아 진수하는 등 해상 전력 강화에 공들이고 있다. 김호성 한국방위산업회 회장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일본 등 주변국이 모두 전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만 새 전력이 멈춰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동북아 균형 유지 차원에서도 해군 전력 보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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