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회장 만난 삼성·LG… 미래 모빌리티 협력 강화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과 회동… 이차전지·디스플레이·부품 등 전방위 논의
정연 기자
공유하기
삼성과 LG그룹 핵심 계열사 수장들이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그룹 회장과 나란히 만났다. 양사 모두 이차전지·디스플레이·부품 등 미래 모빌리티 협력 방안에 관해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차 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글로벌 1티어 완성차 업체 벤츠와 윈윈(win-win)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칼레니우스 회장은 삼성·LG 경영진들과 연이어 회동했다. 2년 만에 한국을 찾은 칼레니우스 회장은 그룹 계열사 대표들과 만나 협력 의지를 공고히 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EV)·소프트웨어(SDV)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만큼 벤츠도 첨단기술에 강한 한국과의 협력을 중요시하고 있단 분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그룹 영빈관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에서 칼레니우스 회장과 함께 전장 부품과 미래 모빌리티 기술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만찬에는 최주선 삼성SDI 사장, 크리스티안 소보트 하만 사장 등 삼성 전장 사업 경영진들이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두 회사는 기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 범위를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벤츠가 최근 전기차 라인업을 속도감 있게 확장하고 있어 고성능 배터리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SDI와의 협업 가능성이 주목된다. 최근 2년간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 원인으로 중국산 배터리가 지목되는 데다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파트너십 확대가 예상된다. 벤츠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핵심 전장 솔루션을 공급해 온 하만도 외연 확장의 기회를 맞이했다. 삼성은 2017년 미국 오디오·전장 업체인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LG와 벤츠 최고 경영진은 LG의 자동차 부품 사업 역량을 결집한 '원(One) LG' 솔루션 협업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회동에는 칼레니우스 회장과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CEO 등이 참석했다. LG 측에서는 자동차 부품 사업 주요 계열사 경영진인 조주완 LG전자 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 등이 동석했다.
양측 경영진은 ▲전기차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통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등 파트너십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해당 과정에서 각 계열사는 전기차 부품·디스플레이·배터리·자율주행센싱 분야의 차세대 솔루션을 소개했다. 이미 LG 자동차 부문 계열사는 벤츠와의 긴밀한 파트십을 이어가고 있어 이번 만남을 계기로 관계가 더 두터워졌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자율센싱분야 사업을 맡은 LG이노텍까지 새로운 협력 기회를 모색 중이라 둘 사이의 시너지는 더 극대화될 전망이다.
벤츠와의 적극적인 협력은 삼성과 LG 모두에게 긍정적이란 평가다. 중국발 공세와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주춤했던 산업들이 새로운 반등 기회를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배터리·디스플레이업계에는 또 다른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업계는 중국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긴 상태고, 디스플레이 역시 저가 전략에 기반한 중국 업체의 추격에 바짝 쫓기고 있다.
한편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은 회동 다음날인 14일 '미래 전략 콘퍼런스'에서도 한국과의 협력을 재차 강조해 업계 기대감을 키웠다. 그는 "한국의 기술 생태계는 메르세데스-벤츠에 없어서는 안 되는 혁신의 기반"이라며 "한국 기술이 들어가지 않은 벤츠 차량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협력은 이미 깊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정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