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주치의] 장거리 해외 여행객들 '혈전 주의보'
부산 온병원, 폐동맥색전증으로 쓰러진 필리핀 관광객 생명 구해
부산=김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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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비행으로 다리 속에 생긴 혈전이 폐동맥색전증을 일으킬 수 있어서 해외 여행객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망된다.
17일 부산 온병원에 따르면 필리핀 국적의 55세 여성 A 씨는 지난 4일 부산관광 도중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그녀는 가슴 통증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급히 응급실로 실려와 응급치료 끝에 입원 1주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A 씨는 평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그리고 과거 뇌졸중 병력이 있었으며 비행기 안에서 오랫동안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자세가 다리에 혈전을 만들고 그 혈전이 폐혈관을 막아 폐동맥색전증이라는 위험한 상태를 일으키기도 한다.
폐동맥색전증은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질환이며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만큼 위험하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5년 사이 폐색전증 발병률이 10만명당 106명에서 32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 환자 비율이 남성보다 높다. 심장내과전문의들은 장시간 비행이나 고정된 자세를 자주 취할 경우 다리 혈전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현수 온병원 심혈관센터 과장(전 고신대복음병원 심장내과 교수)은 "심혈관질환은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환자의 생명을 좌우한다"며 "특히 심혈관질환자들은 해외 여행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온병원 심혈관센터에 따르면 심혈관질환가 해외여행 시엔 평소 복용하는 심혈관질환 약은 여행 기간보다 며칠 더 여유분을 충분히 챙겨가는 것이 필수이다. 약품을 하나의 가방에 몰아넣지 말고 나누어 보관해 분실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거다. 또 주치의가 발행한 영문 진료기록지와 처방전을 반드시 지참해 여행지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하거나 약이 부족할 경우 신속한 의료지원과 재처방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여행 전에는 꼭 주치의를 찾아 상태를 점검하고 특히 심장박동기나 제세동기 시술 환자는 여행지 근처에 전문 병원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과장은 "심혈관 관련 비상약과 응급처치법을 숙지하고 장시간 비행 시 다리 움직임을 자주 해 혈전 생성을 예방하며 과도한 스트레스나 무리한 일정, 음주와 흡연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장시간 비행 시엔 주기적으로 다리를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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