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대형 여객선 좌초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승객 267명이 약 3시간 만에 전원 구조됐다.사진은 지난 19일 오후 8시 17분쯤 전남 신안군 장산면 족도에서 좌초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에서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하선 준비에 나선 모습. /사진=뉴스1(독자제공)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승객 267명을 태운 대형 여객선이 좌초돼 3시간10분 만에 승객 전원이 구조됐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제주발 목포행 '퀸제누비아2호' 사고와 관련해 "좌초 이유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선장 또는 항해사 과실로 추정 중"이라고 밝혔다. 채수준 목포해양경찰서장도 "대형 선박이 섬에 부딪히는 사고는 이례적이며 원인은 사고 직후부터 수사팀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수청에서 이초(항해 중 암초에 걸린 배를 암초에서 떨어뜨려 다시 띄움) 가능 여부를 조사 중"이라며 "가능하다면 예인선을 동원해 이초 작업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일부 승객들에게서 제기된 '선내 방송이 늦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확한 내용을 조사 중"이라며 "신고 접수 받고 선내 방송을 통해 구명조끼를 입으라고 안내한 것으로 안다. 당시 침수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여객선 내에서의 방송 내용은 아직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날 오후 8시17분쯤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2만 6000톤급 퀸제누비아2호 여객선이 좌초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여객선은 장산도 인근 무인도인 족도 위에 올라선 상태였다.내부에는 승객 246명(성인 240명, 소아 5명, 유아 1명)과 승무원 21명이 타 있었으며 도착 예정 시각을 40분 남기고 사고가 일어났다.

좌초 순간 선내에서는 '쿠구궁' 하는 강한 충격과 함께 흔들림이 발생했고 편의점 가판대가 넘어질 정도로 충격이 컸다. 승객 A씨는 "가만히 있는데 몸이 밀리며 굉음이 났다"고 했고 탑승객은 "쾅 소리가 난 뒤 배가 기울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시간 상황을 전했다. 다만 내부 침수나 화재 징후는 없었고 해상이 비교적 잔잔해 즉각적인 침몰 위험은 없었다.


해경은 경비함정 17척, 연안구조정 4척, 항공기 1대, 서해특수구조대를 포함한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구조에 돌입했다. 노인·어린이·여성 등을 우선 이송한 뒤 승객 전원을 밤 11시27분까지 구조했다. 사고 발생 3시간10분 만이었다. 이 과정에서 3명이 허리 통증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승객들은 이후 전남도가 마련한 숙소로 이동했다.

해경은 앞으로 ▲출항 전 안전점검 이상여부 ▲출조타실 근무자 상황 ▲출오토파일럿 설정 여부 ▲출항로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