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레드클라우드 기지 내에 소재한 교회 전경./사진제공=의정부시


의정부시가 미군 반환부지인 캠프 레드클라우드(CRC) 내 건축물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보존 작업에 돌입하며 지역의 근현대사 자산을 미래 세대에 전하기 위한 준비에 본격 나섰다고 21일 밝혔다.


의정부시는 지난 10일부터 CRC 내 철거 예정 건축물 가운데 역사성과 건축적 가치를 지닌 26개소를 선별해 도면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용역은 단순 사진 기록을 넘어 문화유산 보존 방식의 정밀 도면을 작성하는 절차로, 미군기지 건축물의 체계적 보존을 위한 의정부시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캠프 레드클라우드는 1953년 정전협정 직후 미2사단 사령부가 주둔한 이후 2018년 평택으로 이전하기까지 60여 년간 사용된 곳으로, 한국전쟁 이후 의정부의 도시 형성과 발전 과정이 오롯이 담긴 공간이다. 예배당, 병영시설, 사무동 등 근대 건축물이 다수 남아 있어 지역사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국방부는 부지 내 환경오염 정화를 위해 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에 철거를 위탁했으며, 2026년 3월부터 본격적인 철거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건축물의 구조, 배치, 마감 등 원형이 사라지기 전 상세한 도면 기록을 남기는 작업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의정부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국방부와 협의한 끝에 예배당 등 하부 오염이 없고 보존 가치가 높은 건축물은 현지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대부분의 시설은 철거가 불가피한 만큼, 시는 역사적 의미가 큰 26개 건축물을 우선 대상으로 삼아 정밀 도면화 작업을 통해 자료 구축에 나선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캠프 레드클라우드는 의정부 시민의 생활사와 한국 근현대사의 변화가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라며 "역사적 가치를 지키면서도 이 부지를 미래산업 육성의 중심 거점으로 조성해 의정부의 다음 100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