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를 방문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가운데). /사진=염윤경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된 키움증권을 방문했다. 종투사 지정 이후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준비 상황과 모험자본 공급 계획, 투자자 보호 사안 등을 직접 점검하기 위해서다.


24일 이찬진 원장은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를 찾아 발행어음 준비 현황과 투자자 보호 절차, IT 안정성, 모험자본 공급 전략 등을 집중 점검했다. 이번 방문은 키움증권이 지난 1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종투사 지정과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직후 이뤄졌다.

이 원장은 먼저 키움증권 임직원들과 '투자자 보호 강화' 선언을 진행하며 상품 설계 단계에서의 완전판매 원칙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융상품 완전판매는 판매 시점이 아니라 상품 설계 단계부터 시작된다"며 "'내 가족에게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인가'라는 기준으로 스스로 검증해야 불완전판매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행어음 등 수신성 상품 취급이 시작되는 만큼 상시 리스크관리 체계와 자본 완충능력 확보도 주문했다. 이 원장은 "새로운 수신성 상품을 취급하는 만큼 상시 리스크관리 체계와 자본완충능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강화하고 위기 시 불건전 영업행위도 엄정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IT 안정성 강화도 주요 점검 대상이었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 신뢰의 핵심은 거래 안정성"이라며 "내부 전산사고와 외부 사이버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 IT 투자 확대와 안정적 거래 환경 구축을 주문한다"고 밝혔다.


모험자본 공급도 핵심 점검 항목이다. 이 원장은 "수치상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을 실제로 성장시키는 현장 중심 모험자본 공급"이라며 "벤처 기반에서 출발한 키움증권은 혁신기업 성장을 가장 가까이서 경험해 온 회사인 만큼 실효성 있는 모험자본 공급 모델을 선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은 키움증권 발행어음 가입 절차 시연 모습. /사진=염윤경 기자


이날 이 원장은 모바일 기반 비대면 발행어음 가입 절차 시연도 직접 참관했다. 키움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 영웅문s#을 이용해 ▲적합성 판단 ▲교육·설명의무 이행 ▲중도해지 이율 안내 ▲고령·취약계층 전수해피콜 ▲매매취소·즉시해지 기능 등이 시연됐다.

키움증권은 "발행어음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 패널 제도를 운영해 고객 의견을 정기 반영하겠다"며 "신용위험 확대 시 단계별 고객 보호프로세스(3단계)를 마련해 안전성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키움증권 투자로 성장 중인 벤처기업 쓰리빌리언의 권창원 대표와 화상 간담회도 진행됐다. 권 대표는 "모험자본 투자가 기술 개발과 글로벌 진출의 결정적 마중물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 시장 유동성과 가치평가 환경이 개선된다면 더 많은 혁신기업이 과감히 도전할 수 있다"고 평가하며 장기 투자 유도책 마련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기업 성장 단계별로 필요한 맞춤형 자금 공급이 중요하다"며 "유관기관과 협력해 장기투자 제도 마련에 힘쓰겠다"고 답했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가운데)는 "모험자본 공급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염윤경 기자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모험자본 공급을 적극 확대해 혁신기업 성장 사다리 구축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투자자가 되겠다"며 "비대면 중심 증권사 특성에 맞춰 발행어음 상품 가입 전 과정의 투자자 보호 장치를 더 정교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IT 안정성 강화를 위해 3개년 대규모 설비투자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은 앞으로도 금융투자회사의 모험자본 공급 현황을 지속 점검할 것"이라며 "필요한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