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국 인하 기대 속 고환율 부담에 '4연속 금리동결' 유력
환율·부동산·가계부채 삼중고 속 '제자리걸음' 유력
성장률 전망 상향 가능성… "올해 1.0~1.1%"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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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4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의 완화 전환 가능성이 부각되며 글로벌 통화정책 환경이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와 원화 약세 등 금융안정 부담이 여전히 남아있어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가다.
한은은 오늘(27일) 오전 금통위에서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논의한다. 지난 7월과 8월, 10월 연이어 금리 동결을 택한데 이어 이번 회의에서도 '제자리 걸음'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시장에서도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12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47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96%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지난 10월 85%가 금리동결을 예견했던 것과 비교해 11%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미국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1일(현지시각)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뉴욕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상시 당연직 위원으로 연준은 오는 12월 9~10일 FOMC 회의를 열고 현행 3.75~4.00%인 기준금리 변동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의 9월 소매판매·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주요 지표가 잇따라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9월 소매판매는 전월과 비교해 0.2%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0.4%)를 하회했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하며 시장 전망(0.3%)에 부합했다.
시장에서는 가계부채 확대, 원화 약세 심화, 부동산 과열 등이 맞물리며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한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 가계부채는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은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68조3000억원으로 전분기(1953조3000억원)보다 14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여기에 잡히지 않는 부동산 가격도 한은의 셈법을 복잡하게 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대비 1.72% 올랐다. 2020년 9월(+2.0%) 이후 5년2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고환율 흐름도 금리 인하 기대를 떨어뜨린다. 전날(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4원 내린 1465.0원으로 출발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이 확대되며 지난 24일 주간 종가 기준 1477.1원으로 7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11월 경제전망'도 발표한다. 지난 8월 전망에서는 올해 국내 성장률 0.9%, 내년 성장률은 1.6%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이날 새 전망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1.0~1.1%, 내년은 1.8~1.9% 수준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내년 성장률은 1.6%로 전망했지만 이후 발표하는 전망에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성장률 상향은 금리 인하 명분을 약화 시키는 만큼 4연속 동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내년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1.9% 안팎으로 전망한다. 씨티는 기존 1.6%에서 2.2%로 상향했고 JP모건과 골드만삭스도 각각 2.2%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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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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