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두나무 '합병'… 금융 생태계 통합 플랫폼 재편 신호탄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 100% 자회사 편입 결정
염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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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대형 합병이 결정됐다. 국내 IT와 핀테크 업계 최대 규모 '빅딜'로 평가되는 이번 결합은 결제·지갑·디지털자산 생태계를 통합한 Web3 금융 플랫폼 구축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26일 네이버는 종속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주식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공시했다. 주식교환 비율은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22618주로 확정됐다.
네이버는 합병의 목적을 "디지털 자산 기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번 합병은 네이버의 금융, 커머스 기반에 디지털자산 플랫폼 역량을 결합해 중장기 Web3 금융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교환 완료 후 각자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 전략적 시너지를 위한 구조 재편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오는 27일에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합병안을 본격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합병 배경과 시너지, 규제 심사 대응 전략, 향후 Web3 금융 플랫폼 구축 계획 등을 직접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두 대표가 스테이블코인·STO·지갑 통합 인프라 등 핵심 사업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간편결제, 쇼핑, 콘텐츠, 데이터를 중심으로 국내 최대 생활 금융 생태계를 운영 중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연간 결제액은 8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두나무가 보유한 업비트의 가상자산 인프라와 디지털 지갑·거래 기술이 결합하면 스테이블코인·토큰증권(STO)·웹3 지갑·결제 인프라를 모두 품는 통합 플랫폼이 가능해진다.
두나무 입장에서도 규제 리스크 완화가 중요한 동기다. 스테이블코인과 STO(토큰증권) 등 신사업 추진에 있어 가상자산기업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규제 장벽을 네이버라는 제도권 대기업이 함께 보완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풀이된다.
지배구조 변화도 눈에 띈다. 주식교환 완료 시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70%를 보유한 네이버는 지분율 희석이 불가피하지만 글로벌 확장성과 Web3 금융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다.
다만 이번 결합 최대 변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와 '금가분리' 규제다. 금가분리는 전통 금융회사와 가상자산 사업자가 상호 지배하거나 경영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분리하는 정책 원칙이다.
금융사 자금이 검증되지 않은 가상자산 시장에 직접 유입되거나 가상자산 사업자가 금융사 기능을 사실상 수행하면서 생기는 투자자 보호 공백·리스크 전이를 막기 위한 취지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은 간편결제 1위 사업자와 가상자산 거래소 1위 운영사의 결합이 시장지배력 확대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산분리 원칙도 걸림돌이다. 금산분리는 산업자본이 금융회사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막는 원칙인데,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회사', 네이버는 '산업자본'으로 분류된다.
두나무는 가상자산 사업자이지만 법적으로 금융회사와 유사한 영향력을 갖는 플랫폼 사업자로 평가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 산업자본인 네이버가 가상자산 기반 금융 기능을 간접 지배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는 금융업과 비금융업의 경계를 엄격히 나누는 금산분리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두나무(업비트)의 결제·송금·가치저장 기능이 강화되면 금융업 성격이 커지고 산업자본 계열사인 네이버의 금융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주요 우려다.
다만 정부가 최근 금산분리 완화 논의를 본격화한 데 이어 금융-가상자산 협업을 제한하는 금가분리까지 완화하는 기류가 감지되면서 심사 통과 가능성은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디지털자산혁신법 발의가 다가오고 글로벌 정책 공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Web3 금융 실험을 제도권 내에서 추진할 필요성이 커진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가상자산 제도화 및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성공적으로 합병할 경우 두 기업이 내는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두나무 인수가 무사히 마무리된다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더욱 돋보일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커머스, 핀테크와 시너지를 창출하고 토큰증권 시장으로 진출 등 신사업을 전개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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