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AI·에너지·로봇이 도약 성장축"
"자동차 중심 수직 구조 넘어 수평적 통합… 그룹 미래 체질 전환 가속"
고양=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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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앞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에너지와 AI가 핵심입니다. 자동차 중심의 수직 구조를 넘어서 에너지·AI·로봇을 아우르는 수평적 통합이 필요합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4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WHE 2025)' CEO 서밋 이후 현장에서 이어진 추가 질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그룹 전반의 방향성이 '자동차-에너지-AI-로봇'을 결합하는 구조적 전환에 있다고 강조했다. WHE 2025는 26개국 279개 기업이 참여한 글로벌 수소 산업 행사로 현대차그룹·수소위원회·해외 정부·국제기구 리더들이 모여 수소 생태계의 실행 전략과 협력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장 부회장은 취임 이후 1년 동안 중점 과제에 대해 "전통적으로 자동차 중심의 수직 체계였던 현대차그룹이 앞으로는 에너지·AI·로봇을 결합하는 수평적 통합이 필요하다"며 "수소는 이미 방향이 섰고 로봇과 AI 역시 어디에 어떤 기술을 적용해야 하는지 전체 프레임이 잡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 전체가 자동차 경쟁력은 그대로 유지하되 미래 역량은 에너지와 AI에 맞춰 조직 방향과 실행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쟁사 대비 현대차그룹의 포지션에 대한 질문에는 "자동차 기업 중 AI까지 깊게 결합하는 회사들은 있지만 에너지까지 포함해 통합적으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중국 샤오펑처럼 모빌리티–AI–에어모빌리티까지 확장하는 사례는 있지만 현대차도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탑티어 격차를 더 크게 벌리는 방향으로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테슬라의 FSD(완전자율주행) 국내 도입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의에 장 부회장은 "FSD 자체는 기술적으로 더 검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단순히 SDV(소프트웨어 기반 차량)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다음 단계에서 남들을 앞설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모셔널'(현대차 자율주행 자회사)이 이미 로보택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웨이모'(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율주행 자회사) 수준까지는 아직 아니지만 핵심 기술 내재화를 위한 개발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지원과 정부와의 논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글로벌 어느 나라보다 수소 정책 의지가 강하다"며 "WHE에서 해외 CEO들도 '한국 수소 생태계가 이 정도 수준일 줄 몰랐다'며 벤치마킹 대상으로 보더라"고 말했다. 이어 "수소는 에너지원 자립과 주도권을 위한 핵심 기술"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정책의 일관성이고 산업 전체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속성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료전지 사업 전략과 글로벌 협력 구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장 부회장은 "연료전지는 도요타뿐 아니라 여러 회사가 하고 있다"며 "글로벌 오픈 플랫폼처럼 협업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도 열린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세대 수소 승용차는 연료전지 세대 교체와 함께 차종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넥쏘(현대차 수소연료전지 중형 SUV)뿐 아니라 다양한 차량급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GM·토요타와의 협력 현황에 대해서는 "배터리·연료전지 해석 과정에서 일부 의견 차이가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데이터·기술 공용화, 표준화 논의 등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토요타와는 탱크 표준, 안전 기준, 정책 비교 등 실무 협력이 활발하며 한일 국회의원 수소 교류 협의체도 함께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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