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극심한 성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사진은 베트남 하노이 거리의 모습. /사진=로이터


베트남 정부가 남아선호 사상 근절로 출생 성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VN익스프레스 등 베트남 매체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총 125조동(약 7조억125억원) 규모의 건강·인구 종합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출생 성비를 109명 미만, 2035년까지 107명 미만으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출생 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자연적 성비는 14~106명이다. 하지만 2024년 기준 베트남의 전국 평균 성비는 111.4명이다. 수도 하노이는 118.1명, 박닌성·흥옌성·타이응우옌성 등 북부 지역은 120명을 넘는 곳도 있을 정도다. 유엔 인구국 통계에서도 베트남은 2023년 기준 전 세계 217개국 중 성비 불균형 4위에 올라있다.

성비 불균향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뿌리 깊은 남아선호 사상이 꼽힌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여성 임원·국회의원 비율은 높은 편이지만 가정 내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아들이 가계를 잇는다'는 전통적 관념이 여전하다.


우선 베트남 정부는 '딸 낳기 장려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보건부는 지난 7월 인구법 초안에서 농촌 및 취약계층 중 두 딸을 둔 가정에 현금 또는 생필품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이퐁·허우장·박리에우 등 일부 지방정부는 이미 유사 정책을 시범 시행해 일정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성별에 따라 출산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도 강화된다. 태아 성별을 고지하는 의료행위에 대해 의사 면허 박탈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처벌 수위를 높인다. 성별 선택 시술 관련 행정 처벌도 기존 3000만동(약 170만원)에서 최대 1억동(약 561만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