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봉 보호구역의 가야시대 논 및 관계 시설 전경./사진=김해시


김해 구지봉 보호구역에서 '가야시대 논'이 확인되면서 당시의 농업 생산력을 규명하는 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김해시가 구지봉(국가사적) 보호구역에서 11일 오후 2시30분과 17일 오후 2시 김해시 구산동 188번지 일원(조사면적 4150㎡)에서 발굴현장을 개방하고 진행 중인 2차 정밀발굴조사 성과를 직접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 공개는 가야시기 생활 흔적을 시민과 공유하고 구지봉과 대성동고분군을 잇는 역사문화 경관 복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구지봉 발굴은 종합정비계획 수립의 기초자료 확보를 목표로 2023년 1차 조사(1650㎡)에 이어 올해 7월부터 2차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2차 조사에서는 기존 1차 조사에서 확인된 조선시대 채토장과 청동기시대 수혈(구덩이시설)에 더해 가야 왕성지에서는 처음으로 '가야시기 논'이 확인되는 성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구간 북쪽 3분의 1은 근·현대 경작과 운동장 조성으로 암반층까지 굴착된 상태였지만 그 아래에 조선 후기 채토장이 넓게 남아 있었고 지형 경사에 따라 가야시기부터 조선시대까지 이어지는 논 흔적이 드러났다.


두 차례 자문회의를 통해 가야 왕성지에서 최초로 확인된 가야시기 논과 관개수로의 중요성이 인정돼 해당 구간 993㎡에 대해 층위별 정밀조사가 이뤄졌다. 그 결과 가야시기 논은 도랑(溝) 시설을 활용한 구획 논으로 밝혀졌으며 도랑을 통해 물을 넣고 빼는 관개 구조물도 확인됐다.

또한 논 여부를 과학적으로 판단하는 핵심 기준인 식물규소체(규산질 식물세포)가 1g당 10만개 이상 검출됐다. 이는 논으로 인정되는 일반 기준치인 3000~5000개의 20배가 넘는 수치로 해당 유구가 가야시기 논임을 명확히 입증했다.


김수연 김해시 문화유산과장은 "추가적인 자연과학 분석과 발굴성과를 바탕으로 구지봉 일대의 고지형과 고환경을 복원하면 금관가야 왕성의 경관 복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시민과 함께 가야역사 재현의 기반을 탄탄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