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포드 합작 정리…블루오벌SK 단독 경영 ESS 사업 강화(종합)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서도 유리할 전망
김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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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이 포드 자동차와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 운영 구조를 손질하기로 합의했다. SK온은 미국 테네시 공장, 포드는 켄터키 공장을 맡아 운영하게 된다. SK온은 공장 운영 효율을 높여 급증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고 포드 외 다른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확대해 북미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11일 포드와 공동 설립한 미국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운영 구조를 이같이 재편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2022년 지분 50대50으로 블루오벌SK를 설립했으며 테네시 공장은 연간 45GWh(기가와트시), 켄터키 공장은 37GWh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포드는 보유한 블루오벌SK 지분 50%를 유상감자로 환수한다. 블루오벌SK의 자본금은 감자 전 9조원에서 감자 후 4조5000억원으로 줄어든다. 포드는 감자 대가로 블루오벌SK가 보유한 켄터키 공장 관련 자산·부채·계약 등을 인수하며 거래 대상 자산 규모는 약 9조9000억원(약 67억달러)이다. 최종 금액은 외부 평가와 환율 변동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감자 후 블루오벌SK는 SK배터리아메리카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번 재편은 관계 당국 승인 등을 거쳐 2026년 1분기(1~3월)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합작 체제는 종료되지만 SK온과 포드는 테네시 공장을 중심으로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테네시 공장은 포드의 전동화 단지 '블루오벌 시티' 내부에 있어 배터리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입지적 장점이 있다.
이번 결정은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인 재편으로 관측된다. 최근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반면 ESS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면서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공장이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 1~2년 동안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투자 계획을 잇따라 축소했고 포드 역시 전기차 생산 목표를 단계적으로 조정했다. 이런 환경 변화 속에서 합작 모델은 의사결정 속도가 느리고 생산 전환이 쉽지 않다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이러한 제약을 넘어서기 위해 배터리 업계는 합작법인 내 일부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SK온이 테네시 공장을 단독 운영하게 되면서 ESS 중심의 북미 현지 생산 체계를 보다 빠르게 구축할 수 있고 시장 변화에 맞춰 생산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합작법인의 지분·자산 구조를 정리한 것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조금 적격 여부 판단에는 공장 운영 주체와 관리 체계가 명확해야 하고 공급망 요건도 더욱 강화되는 만큼 단독 운영 체제가 향후 규제 대응에 수월한 기반을 마련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또 테네시 공장을 100% 소유하게 된 만큼 향후 포드 외 다른 글로벌 완성차 물량도 배정·생산해 공장 가동률을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이번 결정을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전략적 구조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중국 EVE에너지와의 합작 공장 운영 방식도 조정해 옌청 공장을 단독 운영하기로 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산·생산 규모 전반의 효율화를 위한 전략적 재편"이라며 "테네시 공장에서 포드 등 다양한 고객사의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ESS 공급도 확대해 북미 시장에서 수익성 중심의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네시 공장의 본격 가동 시점과 관련해서는 "상업가동(SOP) 일정은 이번 단독 공장 전환과 연계돼 유동적인 상황이며 북미 고객사의 전동화 전략에 맞춰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온은 앞서 테네시 공장을 내년부터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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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