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9일 S-OIL(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사진=뉴시스(산업통상부 제공)


정부 석유화학 재편의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울산 석유화학단지' 구조조정안의 윤곽이 드러나는 가운데 S-OIL(에쓰오일)이 동참하지 않으면서 연말 사업재편안 제출의 최대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울산 산단 내 SK지오센트릭·S-OIL·대한유화 등 3개 회사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함께 2~3가지 유력한 사업재편안을 검토 중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SK지오센트릭은 자사 NCC 설비 폐쇄 등 전향적인 태도로 재편 논의에 임하고 있지만 S-OIL은 내년 가동 예정인 샤힌 프로젝트 증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7년 상업 가동을 앞둔 샤힌 프로젝트는 에틸렌 180만톤 규모를 생산해 석유화학 업계의 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울산 산단 재편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3사의 공동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울산 산단 사업재편안의 핵심은 ▲나프타분해시설(NCC) 합리적 조정 ▲폴리머 등 다운스트림(Downstream) 설비 최적화 ▲납사 수급 효율화다. 산단 내 NCC를 합리적으로 조정한 뒤 잉여 납사를 수요처에 효율적으로 공급하고 폴리머 설비를 중심으로 다운스트림 밸류체인(Value Chain)을 최적화하는 방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운스트림 설비 최적화 방안까지 포함된 통합 재편안이 거론되는 배경에는 울산 산단의 복합적인 공급망(Value Chain) 구조가 있다. 울산 산단에는 3사를 비롯한 주요 정유·석유화학 기업과 100여개 다운스트림 기업들이 긴밀하게 얽혀 있다. 전체 NCC 공장 가동률도 사실상 풀 캐파(Full Capa)인 90%대를 유지하며 기초 유분 수급이 최적화된 상태다.

하지만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될 경우 에틸렌 등 약 50만톤의 기초 유분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울산 산단 내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며 연간 2~3억 달러(약 3000억~44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가 울산에 들어온 이후 재편 논의가 복잡해졌다"며 "정부 요청에 S-OIL이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석유화학 재편안이 올해 안에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S-OIL의 참여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3사가 일정 수준의 희생을 감수해야 샤힌 프로젝트 가동 이후에도 공급 균형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 산단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상생을 위해 협력 모델을 마련하고 100여개 다운스트림 중견기업들의 경쟁력 유지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