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CEO 인사 시즌 개막… 거취 변수는 내부통제·중장기 전략
하나·KB 임추위 진행해 윤곽… 미래·한투는 연임 가능성 거론
염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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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가 본격적인 인사 시즌에 돌입하며 임기 만료를 앞둔 CEO(최고경영자)들의 향후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등 주요 증권사 CEO들의 임기가 내년 초 만료된다. 업계에서는 실적 외에도 내부통제 이슈, 중장기 사업 전략 등 다양한 기준을 통해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KB증권과 하나증권 등은 최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진행하며 인사 윤곽을 잡았다. KB증권은 IB(기업금융)와 WM(자산관리)을 분리한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되 김성현 IB 부문 대표 후임으로 강진두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을 후보로 추천했다. WM 부문은 이홍구 대표가 연임한다.
하나증권은 임추위를 통해 강성묵 대표 연임을 추천했다. 하나금융지주는 강 대표가 비상경영체제 전환과 조직 개편을 통해 실적 반등을 이끌었고 리스크 관리와 신사업 기반 마련에서도 성과를 냈다고 봤다.
두 증권사는 중장기 경쟁력과 조직 운영 연속성을 고려한 인사를 진행했다는 평가다. 최근 증권사들이 기존 사업 부문을 넘어 모험자본과 대체투자, 디지털금융 등으로 영역 확장이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경영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인사가 확정되지 않은 증권사들도 실적 기준으로는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내부통제와 지주사 인사 방향 등이 주요 변수라는 시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초대 CEO인 남기천 대표의 임기가 연말로 만료되지만 거취는 미정이다. 남 대표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합병 이후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을 이끌며 단기간에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역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차기 회장 선임 이후 계열사 CEO 인사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미 영업이익 1조원 클럽을 달성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도 대표들의 연임이 거론된다.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각자 대표는 사실상 연임 수순에 들어갔고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역시 연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최근 불거진 임직원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의혹 등 내부통제 이슈가 변수로 꼽힌다. 내부통제 강화 조치의 실효성과 금융당국의 판단, 농협중앙회의 인사 기조 등이 향후 인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증시 활황으로 증권사들의 실적과 밸류에이션이 확대됐고 내년에도 긍정적인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의 증시 부양책, 상법 개정안들이 본격 시행되며 증권업계는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러한 환경에서 증권사들은 이에 대응한 사업 구조 개편과 신사업 준비 등이 요구된다. 내년 증권업의 성과는 전략 실행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에 따라 갈릴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며 이번 CEO 인사는 향후 성장 국면을 이끌 리더십을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분석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식시장 활황으로 증권사들 실적과 밸류에이션 수준이 확대되며 동시에 기저부담도 상승했다"며 "내년에도 실적 추가 상향과 주주환원 확대로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비즈니스 난이도는 높아졌다"며 "그에 걸맞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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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