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영국 SPEN에 1200억원 규모 초고압변압기 공급키로
12월 들어 유럽 주요 국가서 2300억원 규모 초고압 전력기기 수주
김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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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중공업이 전력 인프라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수주 영토를 전방위로 넓히고 있다. 12월 들어 영국, 스웨덴, 스페인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2300억원 규모의 초고압 전력기기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며 현지 시장에서의 높은 신뢰도를 입증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강조해 온 '기술 경영'이 유럽 시장의 까다로운 진입 장벽을 돌파했다는 평가다.
효성중공업은 최근 영국 스코틀랜드 전력망 운영사 SPEN(Scottish Power Energy Networks)과 1200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효성중공업은 이번에 공급하는 초고압변압기를 통해 영국의 '넷제로(Net Zero) 정책' 이행을 위한 핵심 풍력발전 프로젝트를 지원할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은 2010년 영국 진출 이후 15년 동안 제품 공급은 물론 고객 맞춤형 설계와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공급 업체로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2022년부터 영국 초고압변압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스웨덴과 스페인 등으로도 수주 지역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이달 스웨덴의 주요 배전사업자로부터 약 500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수주에 성공했으며 해당 고객사와는 지난해부터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이달 초에는 노르웨이에서도 초고압변압기 수주를 따내며 북유럽 전반에서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또 스페인의 주요 전력회사 및 에너지 기업과는 약 600억원 규모의 변압기·리액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스페인 수주는 효성중공업의 남유럽 첫 진출 성과로 이를 계기로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수주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유럽 전력기기 시장은 글로벌 선진 업체들이 선점한 하이엔드 시장으로 차별화된 기술력 없이는 진입 자체가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프랑스 송전망 운영사 RTE의 초고압변압기 단락시험에 성공하며 기술적 신뢰도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단락시험은 극한의 전기적 부담이 가해지는 상황에서도 변압기가 정상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가장 까다로운 안정성 시험이다.
효성중공업이 인증에 성공한 제품은 프랑스 내 최대 용량인 600MVA급 초고압변압기다. 변압기 용량이 클수록 시험 시 전류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이번 단락시험 통과는 효성중공업이 유럽 최고 수준의 안정성 기준을 충족했음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조현준 효성 회장의 기술 경영이 보수적인 유럽 시장 공략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조 회장은 평소 "기술이 뒤처진 제품이나 불량은 결코 허용될 수 없다"며 "전력기기는 수명이 긴 제품인 만큼 고객에게 변치 않는 신뢰를 주는 초격차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한편 유럽 전력시장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2030년까지 연평균 5% 이상 성장해 60~7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영국이 해상풍력 설비 용량을 50GW까지 확대하는 등 유럽 주요국들이 국가 차원의 에너지 대전환을 추진하면서 전력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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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아 기자